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나에게 교회는 -♤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2 조회수547 추천수8 반대(0) 신고
    ♤- 나에게 교회는 -♤ 누가 나에게 묻는다. “신부님 죽을 때 신부님 머리에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것이 무엇일 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 이 질문은 내가 내 스스로에게 던져 본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내쉬는 숨을 받아 나와 함께 사라져 버릴 사람은 누구일까? 어머니의 얼굴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내 머리에 마지막으로 떠오를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본다. 어느 때의 모습일까? “하느님?” 아니면 “예수님?” 그런 상상을 하고 있는 내 귀에 그의 질문이 들려온다. 그가 기대한 답을 상상하고 있지 않아 약간 부끄러움을 느끼는데 교회가 떠오른다. 그리고 이 사실에 놀란다. 교회! 왜 하필이면 하느님도 예수님도 아닌 교회일까? 나에게 하느님에 대해서 묻게 하고 하느님을 느끼게 하고 예수님을 느끼게 하고 예수님의 복음을 묵상하게 하고 어머니를 사람들을 세상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바라보게 해준 건, 내게 예수님의 복음을 들려준 교회였다. 하지만 순간 교회가 내 머리에서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내게 든 것은 교회가 내게 복음을 들려 줘서라기보다 내가 교회에 죄를 많이 지었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교회의 사람(사제)이면서 나는 얼마나 교회를 많이 욕되게 하였던가? 그때마다 내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내가 교회의 사제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당신의 생을 자랑스럽게 여겼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교회를 통해 나를 더욱 사랑하였고 또 나를 통해 교회를 사랑하였다. 교회를 통해 배운 기도로 어머니는 나를 위해 기도했고 나 때문에 또 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그 어머니 때문에 나는 내가 교회에 미안한 일을 저지를 때마다 어머니의 얼굴을 먼저 떠올려야 했고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해야 했다. “하느님, 미안합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미안합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교회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면서 나는 어머니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어머니를 통해서 나는 교회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나에게 교회는 어머니의 교회이기도 했다. 그런 어머니를 느끼면서 나는 하느님께 기도하게 되었다. “하느님, 교회를 사랑합니다. 예수님, 당신의 교회를 사랑합니다. 당신의 복음을 들려준 교회를 사랑합니다. 제 어머니를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게 해주시고 세상을 아름답게 느끼게 해준 당신의 교회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어머니처럼 교회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를 느끼며 나는 기도한다. “주님, 오늘도 저는 당신의 교회를 욕되게 하고 부끄럽게 하였습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당신의 교회를 욕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제 이 죄 많은 몸을 통해 당신의 교회를, 그리고 당신을 이 세상에 표현하고 계시는군요.” 교회 앞에 나는 할 말을 잃고 내 죽는 마지막 순간 내 머리에 떠오르게 될 것이 하느님을 찾게 하고 예수님을 느끼게 해주고 예수님의 복음을 깨우쳐주고 어머니와 사람들을 그리고 세상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만나게 해준 교회이기를 다시 기원해본다. - 이제민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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