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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오늘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1 조회수907 추천수13 반대(0) 신고
 
 
나는 오늘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이미 간 것이다. 움직이되 나름대로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한다. 오늘은 이 산에서 내일은 저산으로, 물론 이렇게 산을 오르는 계획을 하는 사람은 큰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그런데 어떤 이는 방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박차라 ! 움직임과 생각하는 것이 두렵거든 그대로 박차고 나가라.
 
그리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 어디든 오르라, 첫날엔 언덕, 둘째 날엔 뒷동산, 셋째 날엔 버스와 전철도 타보고, 그리고 넷째 날엔 도봉산이나 관악산을 올라보라. 그러면 그 안에서 정리되어 오는 메아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 내 몸에도 다시 뼈와 근육에 힘이 생기고 있잖아 하며 용기가 올라 올 것이다. 그게 바로 나의 기운이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새롭게 나에게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시는 것이다.
 

인생의 길은 끊임없이 걷는 자에게 열리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길에는 오만가지가 다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고, 장미의 찬란한 공원이 있는가 하면 흙먼지 날리는 그런 길도 걷게 마련이다.
 
나는 오늘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를 보라. 영 마음에 안 드는 그런 길을 가는가 하면, 자신도 모르게 휘파람 휙휙 불며 가는 그런 길도 있으리라.
 

사람 나이 50을 넘으면 으레 이곳저곳이 아프고, 시리고,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겨 밤잠을 설치는 그런 시간들도 종종 찾아들 것이다. 이것을 이상타 하지말자. 사람에겐 다 때가 있는 것인데, 그 때가 도래한 것뿐이다.
 
그냥 올 것이 찾아 온 것이다. 찾아오는 세월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미리 미래를 알면서 사는 것은 그만큼 초연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 중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어느 농가에 착한 구두 수선공 세몬이 세 들어 살고 있었다.
 
그는 자기도 입지 못하여, 거의 산 입에 거미줄 칠 정도로 살아가고 있지만, 추운 겨울에 헐벗은 나그네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자기 옷을 벗어 입히고 집으로 초대한다.
 
그러니 어떤 부인인들 그 남편이 좋을 수 있으리. 허나 찾아든 걸인은 특별한 사람이다. 물론 하늘이 버린 사람이지만 지상에선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 세몬이 횡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위기를 호기로 만들어 놓는다.

톨스토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왜 선조들은 못 먹어도 배워야하고, 박해를 받아도 하느님 찾고 기도를 해야 하는가를 말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태양은 떠올라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다. 얼마나 큰 변화를 가지고 태양이 운동을 하며 가는지 몰라도, 나 또한 태양과 같이 가는 것이다.
 
이 변화의 삶 안에 내가 합류하지 못하고, 오늘 내가 가야할 길을 가지 못할 때 날개 꺾인 기러기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날개 꺾인 기러기는 동무들의 편대를 벗어나야하고, 그 이후엔 낯선 타향에서 누구와 함께 살아갈고, 물론 타양이라고 못살라는 법은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가던 그 길을 초연하게 가는 그 모습은 더 아름답지 않겠는가?
 
그 가는 길이 참 다양하기에 그걸 받아들임은 더 좋다. 세몬이 받아들인 미하일은 너무 가난한 사람이었고, 세몬이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면 그는 그의 길을 마감해야 했을 것이다.
 
거기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미하일은 세몬 보다 더 착했으며, 세상을 앞 서 볼 수 있는 안목까지 지니게 되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미하일은 세몬의 집에 복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던져주고 있다.
 

그렇다. 인생은 어차피 큰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의 여행 계획이 구체화 되면 첫날엔 어렵겠지만, 차차 안방에서 북한산을 거쳐 에베레스트를 오를 정도의 기개세가 나에게 주어질 것이며, 그 이후엔 천상의 여행도 가능해 지는 것이다.
 
세월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여! 세월을 너무 탓하지 마라. 세월은 영원한 시간을 알게 하는 지혜를 선물로 주기도 하고, 영적 여행의 진수를 던져 주고 있질 않는가?
 
그냥 내 앞에 있는 그 길을 오늘도 열심히 걷자. 그러다 보면 그분이 나의 길을 축복해 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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