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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의 공동체" - 2008.2.20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0 조회수528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2.20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예레18,18-20 마태20,17-28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의 공동체"


공동체를 떠난 삶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대부분 공동체에서 태어나
공동체에서 살다가
공동체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입니다.
 
동물 세계를 봐도 대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봅니다.
 
강물 위를 떠다니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 무리들,
하늘을 무리 지어 날아가는 새들을 봐도 분명합니다.

가톨릭의 영성을 공동체 영성이라 하며
우리 베네딕도회 영성 역시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이라 합니다.
 
수도생활 또한 공동생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동생활 자체가 힘들고 또 중요한 수행입니다.
우리 수도형제들의 공동전례기도시간,
흡사 하늘을 비상(飛上)하는 새 무리들처럼,
하느님 하늘에서 자유로이, 기쁘게
영적비상(靈的飛上)을 하는 시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복음과 독서 말씀을 중심으로 공동체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개인은 물론 공동체에도 두 개의 문(門)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앞문과
사막의 하느님께 열려있는 뒷문입니다.

이래야 건강한 영성생활입니다.
 
특히 많은 고독과 외로움을 감수해야할 지도자인 개인에겐
더욱 절대적인 게 사막의 하느님께 열린 뒷문입니다.
 
뒷문 사막의 하느님께 마음 활짝 열고
기도를 통해 마음과 영혼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를 보십시오,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철저히 고립, 소외되어 있는
고립무원의 절망의 처지에서
뒷문을 활짝 열고 하느님을 향해 기도로 스트레스를 풀지 않습니까?
 
“주님, 제 말씀을 귀담아 들어 주시고, 제 원수들의 말을 들어보소서.
  선을 악으로 갚아도 됩니까?
  그들은 제 목숨을 노리며 구덩이를 파 놓았습니다.”
 
참으로 절박한 예레미야의 기도입니다.
이런 간절한 기도, 하느님께 상달되지 않을 리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수난과 부활을 세 번째로 예고하시는
주님의 내면의 번민과 고통의 스트레스 역시 상상할 수 없이 컸을 것입니다.
 
분명 주님은 이런 스트레스를 뒷문 활짝 열고
밤샘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모두 풀었을 것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의 공동미사와 공동성무일도 시간 역시
자유로이, 기쁘게 하느님 하늘을 나는 영적비상 시간이자,
뒷문 활짝 열고 개인은 물론 공동체의 스트레스를
사막의 하느님께 푸는 시간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이기에 서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부활예고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는 뜬금없이
주님께 주님의 나라에서 주님의 양 옆자리를 자기 아들에게 달라고 합니다.
 
분명 두 아들의 욕심을 대변하는 어머니 같습니다.
열 제자들은 두 제자의 행태를 불쾌하게 여겼다 합니다.
 
한 공동체에 몸담고 있지만 다 다른 동상이몽의 공동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 다름을,
서로의 한계와 약점, 부족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서로 배워가는 성숙의 여정 중에 있는 개인이요 공동체입니다.
 
이런 성숙의 여정은 죽어야 끝나는 평생과정입니다.


셋째,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의 공동체입니다.

자주 말씀드립니다만,
마음이나 성격이 맞아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이 같아야 다양성의, 항구한 일치가 가능합니다.
 
수도자들의 모든 공동전례기도시간,
그리스도 중심의 일치를 견고히 하는 시간입니다.
 
제자들 공동체 중심에 계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이어 주님 역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음을 천명하십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의 영성이 비로소 공동체의 일치를 가능하게 합니다.
 
베네딕도 성인 역시 그의 수도원을 ‘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란 공동체로 정의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한 가운데 계신 주님은
당신의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섬기러 오시며
당신 중심의 일치의 공동체를 만들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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