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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1일 야곱의 우물- 루카2,16-21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1 조회수436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에 16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주었다. 18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새해 모든 나날을 어머니 마리아를 바라보며 말씀을 읽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Lectio)
성탄절 “말씀이 사람이 되신”(요한 1,14)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 묵상하고 새해 첫날인 오늘은 “하느님이셨던 말씀”(1,1)이신 존귀한 아기를 낳으신 어머니를 바라보도록 초대받습니다.


베들레헴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동들이 천사가 아기에 대해 한 말을 전하자 모두 놀랍니다. 특히 이 지상에서 “구원자, 주 그리스도”(루카 2,11)인 이 아기의 부모가 되도록 선택된 요셉과 마리아는 더 놀랐을 것입니다. 그들은 앞으로도 이 아기 때문에 몇 차례나 더 놀라는 체험을 해야 합니다.(2,33.48) 루카는 홀로 마리아만이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19절)고 전하며 우리가 마리아에 대해 무엇인가 배우기를 강조합니다. 마리아가 마음에 간직한 ‘이 모든 일’은 지금 포대기에 싸인 채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의 장래에 대한 계시입니다.(1,38; 2,17) 마리아는 세례자 요한이 탄생했을 때 그 소문을 들은 이들이 그랬듯이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하느님의 손길이 그 아기를 돌보고 있다고 느꼈을 것입니다.(1,66)


‘간직하다’라는 말의 그리스어 시제는 마리아가 이 모든 일을 한 번 간직한 것이 아니라 되풀이하여 간직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달리 말하면 늘 간직하는 것이니 ‘기억하다’라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아들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기억은 이 세상의 모든 선한 어머니들처럼 마리아의 생애 내내 지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끊임없는 기억은 아들에 대한 기도를 낳습니다. 2장 51절에 되풀이되는 ‘마음에 간직하다’라는 표현은 이 말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게 도와줍니다. 이 구절에서는 다른 그리스어를 사용하는데, 마리아가 성전에서 율법학자들과 토론하는 아들에 대한 일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음의 보물처럼 소중하고 견고하게 간직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실 구약에서 ‘마음에 간직하다.’라는 표현은 하느님이 꿈이나 천사를 통해 알려주시는 하느님의 계획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또는 ‘당황하거나 놀라워하면서’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전형적 자세이기도 합니다.(창세 37,11; 다니 7,28) 오늘 본문에서 마리아는 목동들이 전한 성탄 메시지를 놀라워하면서도 그 일들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언젠가는 그대로 이루어지리라고 믿습니다. 이런 마리아의 자세는 사촌 엘리사벳이 그녀에게 바친 노래를 떠올리게 합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


마리아가 어떤 식으로 ‘마음에 간직’했는지는 바로 이어지는 말 ‘곰곰이 생각하다.’에서도 드러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는 ‘함께’라는 말과 ‘연결하다’라는 말을 합한 것인데 마리아가 아들에 대해 듣고, 보고, 기억한 모든 일을 서로 연결하면서 마음에 간직했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알려줍니다. 마리아는 아기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 곧 호구조사, 베들레헴으로의 여행, 목자들에게 천사가 아기를 알아보도록 알려준 표징(2,12.16) 등을 그분이 가진 신앙의 안목으로 서로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하느님께서 자신과 아이를 위해 최선의 계획을 세우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마리아는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신비스런 말과 사건 앞에서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신앙에 비추어 해석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중에 예수님은 이런 자세로 말씀에 귀 기울이라고 제자들한테도 당부하십니다.(8,11­15)


마리아는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에는 ‘몸 안에’ 예수님을 담고 다녔지만 태어난 후에는 ‘마음 안에’ 평생 아들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다닙니다. 그래서 그 어머니의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 그분의 사랑하는 아들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늘에 올라가서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면 그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단테)

묵상(Meditatio)
오늘 복음 말씀은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가 기도를 동반하는 하느님 말씀 읽기라는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기도가 하느님께 귀 기울이며 하느님 앞에 머무는 것이라면 렉시오 디비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하느님 앞에 머무는 것이지요. 우리 인생에 이보다 더 본질적인 일이 있을까요? 교회는 렉시오 디비나의 모든 단계가 하느님의 말씀이신 아들에 대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깊이 생각하며 그것을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연결할 줄 알았던 말씀의 해석자 마리아 안에 들어 있다고 가르칩니다. 우리 삶의 모든 축복의 원천이신 하느님, 새해에는 더욱더 어머니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마리아의 자세로 하느님의 말씀을 읽어 하루하루가 은총의 나날이 되게 하소서.

기도(Oratio)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강복하소서. 당신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시편 67,2)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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