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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가 단식하는 까닭은 -♤ / 이제민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18 조회수689 추천수5 반대(0) 신고
    ♤- 우리가 단식하는 까닭은 -♤ 재의 수요일과 함께 사순절이 시작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맞게 된다.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하기 위하여 사순절을 보내는가? 아니다. 그것만이 아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사순절을 보내든 말든 이미 부활하셨다. 우리가 사순절을 보내는 것은 우리의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부활의 기쁨의 맛을 아직 보지 못하고 살기에 해마다 사순절을 보낸다. 부활의 기쁨은 내가 죽은 다음 먼 미래에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동안 맛볼 수 있어야 한다. 사순절은 우리가 일상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감추어 있는 부활의 기쁨을 맛보게 한다.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마에 재를 받는다. 그리고 사순절 내내 단식과 금육이라는 단어가 우리를 따라 다닌다. 단식은 단순히 굶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이 없어 먹지 못하는 자를 단식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고기가 없어 고기를 먹지 못하는 자를 금육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느님은 우리가 굶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오히려 우리를 배불리 먹이고자 하신다. 단식은 욕심으로 불린 내 배를 의식적으로 굶기는 것이다. 단식하는 까닭은 소유욕으로 가득 찬 배를 굶기고, 남을 잡아먹으려는 힘을 굶기기 위해서이다. 단식하는 까닭은 남에게 보이려고 선행을 하는 위선을, 칭찬을 받으려고 나팔을 부는 위선을,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굶기기 위해서이다. 주님은 “저희가 단식하는데 왜 보아 주지 않으십니까? 저희가 고행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으십니까?” (이사 58,3) 하고 외치는 자들을 경멸한다. 내 배를 굶기어 얻은 것을 내가 굶긴 남에게 베풀고 남이 봐주기를 바라는 위선을 굶기어 얻은 것으로 남에게 자비를 베풀기 위해서이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사 58,6-7) 그러기에 자선을 베풀지 않는 단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자기의 선행을 남에게 알리기 위하여 나팔을 불어대는 단식 또한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단식을 한다면 자선을 숨기고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기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마태 6,1-6) 부활의 기쁨은 이런 단식을 통해 맛볼 수 있다. 부활의 기쁨을 지금 맛보기 위해 우리는 지금 단식해야 한다. 우리가 오늘 머리에 재를 받는다면 이런 단식을 하기 이해서이다. 우리는 해마다 사순절을 보낸다. 이는 우리가 해마다 아니 날마다 부활의 기쁨을 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우리가 오늘 사순절을 시작하는 것은 부활의 기쁨을 오늘 맛보도록 해야 함을 암시한다. 우리는 우리가 죽은 다음 장차 언젠가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지금 사순절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 이제민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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