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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고난을 이겨내는 체험 - 강길웅 요한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17 조회수744 추천수11 반대(0) 신고

  

                                      고난을 이겨내는 체험

 

 

    우리가 한 세상 걸어가노라면 소중한 체험을 도처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것들은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시는 당신의 사랑이며 또한 고달픈 길을 은혜로써 걸어갈 수 있는 큰 축 복이 됩니다. 그런데 불행스럽게도 많은 경우 우리는 그 값진 것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듣고도 듣지 못하며 보고도 보지 못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는 여정이 다 비슷합니다. 누구는 좀 부유하게 살면서 편하게 걸어가고 있고 누구는 또 좀 가난하게 살면서 외롭게 걸어가고 있지만 그러나 그 길이 실제로는 모두 비슷합니다. 부자에게도 고난이 있을 수 있고 가난한 길에도 눈부신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눈을 어디에 뜨고 귀를 어디에 열고 있느냐가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합니다.

   오늘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기도하실 때 그의 모습이 환하게 빛나면서 제자들을 놀라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목소리가 구름 속에서 들려 왔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예수님 자 신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도 똑같이 아주 소중한 체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1독서에서는 아브라함에게 내리시는 하느님의 축복이 나옵니다. 거기서 하느님은 "내가 장차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큰사랑을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생전에 얻은 땅은 자기 마누라 무덤자리 조금뿐이었으며 또 자손 역시 아들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하느님의 축복과 약속은 무엇이냐. 하늘의 별보다 더 많은 후손을 약속해 주셨는데 그 후손을 아브라함은 보질 못합니다. 또 넓은 땅을 약속해 주셨는데 아브라함은 그 땅도 얻질 못합니다. 그러면 그 축복과 약속의 의미는 무엇이냐. 그것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믿음의 모든 축복이 그렇습니다.

   이를테면,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에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선언하셨는데 하느님 은 그 아들을 십자가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사랑하신다고 하시고 는 곧장 죽음의 길로 이끄셨던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여기서 하느님께서 약속하시는 말씀의 뜻 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아주 고달픕니다. 너무 외롭고 또 눈물납니다. 차라리 하느님의 사랑이 아니라면 세속에서 더 떵떵거리며 내멋대로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간섭 안 받고 눈치 안 보며 신간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이라는 것이 뭔 지,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것이 뭔지 눈에서 피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눈물이 없다면 그 가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축복은, 고난과 슬픔이 없다면 그 의미가 상실되고 맙니다. 하느님께선 우리로 하여금 그 역경을 이겨나가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좋은 체험을 마련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변모의 사 건도 그런 것이고 또한 아브라함이 체험한 내용도 마찬가집니다.

   어떤 가정에 젊은 어머니가 갑자기 병을 얻어 일찍 죽게 되었는데 큰딸이 겨우 열 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딸에게 그랬습니다. “너는 나이가 열 살이라도 이제 이 집에선 네가 어머니 와 같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없어도 네가 동생들을 잘 돌보고 키워야 한다." 그때 그 딸 밑으로 동생이 셋이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큰딸은 어머니의 말씀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열 살밖에 안된 딸에게 어머니의 역할을 맡기신 그 자체가 딸에게는 너무도 감격스런 소명이었으며 그리고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엄청나게 큰 에너지였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딸, 내 마 음에 드는 딸이다."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 딸에게 늘 들려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큰딸은 정말 자기 동생들을 잘 키웠으며 셋 다 대학까지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결국은 성공해서 백악관의 비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벌써 오래 전의 얘기지만 그녀의 전기를 읽었을 때 그 것은 참으로 큰 감동이었습니다. 사랑은 고달픕니다. 그러나 사랑을 믿는 자들에게는 절대로 고달프지 않습니다.

   우리도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라는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듣는 사람하고 못 듣는 사람하고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납니다. 우리가 귀만 열면 그분의 목소리 는 도처에서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처지에서도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 소록도 본당 주임 강길웅 요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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