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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거국적(擧國的)인 회개" - 2008.2.13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13 조회수416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2.13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요나3,1-10 루카11,29-32

                                                        
 
 
"거국적(擧國的)인 회개"


아침성무일도 때 마음에 와 닿은 시편구절입니다.

“주님은 내 등불을 밝혀주시고, 당신은 내 어둠을 비추시나이다.”(시편18,29).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시편36,10).

대낮의 환한 빛 속에서도
주님을 떠나 영혼의 등불 꺼지면 절망과 허무의 어둠입니다.
 
땅에서 뿌리 내린 푸른 나무들처럼
생명의 샘이신 주님께 뿌리내려야 활력 넘치는 삶입니다.
 
태양 빛에 자연의 온갖 아름다움 드러나듯이
주님의 빛으로 볼 때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의 참됨과 좋음과 아름다움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님의 투박한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의미를 잃어버리면 살 수 없어요.
  추위가 풀리면 매일 미사에 참여하려 합니다.”

생명의 끈, 삶의 의미인 하느님을 꼭 붙잡아야 살 수 있다는 고백입니다.
 
젊고, 건강하고, 힘 있고, 돈 있을 때야 문제없지만
이런 거품들 서서히 걷혀 가면서
서서히 허무의 어둠이 스며들 때
삶의 의미이자 빛이신 하느님을 발견하지 못하면 참 살기 힘들 것입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은 그대로 오늘날 세대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찾아야 할 것은 호기심을 부추기는 표징이 아니라 참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을 찾아야 비로소 제길, 제자리, 제 정신을 찾습니다.
 
제 길을, 제 자리를 벗어나 제 정신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느님 없이 제길, 제자리, 제 정신을 찾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하느님 안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제길, 제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 안에서 제길, 제자리를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주님 안에 제 길로, 제 자리,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게 바로 회개입니다.
이 제 길을, 제 자리를 벗어나 방황하기에 제 정신을 잃어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요나의 선포에 니네베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 옷을 입었습니다.
 
임금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 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았습니다.
 
거국적인 회개의 모습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시고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는 재앙을 거두셨습니다.

그대로 오늘의 이 땅의 사람들이 경청해야 할 말씀 같습니다.
이천 냉동 창고 화재, 태안 서해안 바다에서의 기름 유출 사고에 이어
며칠 전에는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 무너졌습니다.
 
신문에서는 600년 대한민국이 무너졌다고 합니다만,
사순시기 뭔가 회개 하라는 싸인 같습니다.
 
위정자들을 비롯하여 전 국민들이 회개하라는 싸인 같습니다.
 
개인이든 나라든 회개해야 삽니다.
회개할 때 희망이 있습니다.
 
오늘 낮기도 독서 시 에제키엘서의 마지막 구절도 생각납니다.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사람이 죽는 것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회개하라, 그러면 살리라.”(에제18,32).

한번으로 끝나는 회개가 아니라
매일, 매순간 하느님께 돌아오는 회개의 깨어있는 삶이 참으로 절실합니다.
 
지혜로운 솔로몬보다 더 크신 분이,
예언자 요나보다 더 크신 분, 주님이 지금 여기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주님은 부단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고
우리의 무딘 마음을 두드리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회개한 우리를 당신의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시편51,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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