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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직도 이런 일이?? (사기 당하지 마십시오.)
작성자김은기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10 조회수835 추천수4 반대(0) 신고
한 밤중 11시가 넘었는데 친구 부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아버님이 돌아 가셨는데
다른 건 몰라도 수의만큼은 완이 아빠가 사서 보내 달라는,,,
병원이 서울 근교랍니다.
 
좋게 설명했습니다.
요즈음 장례식장은 예전 같지 않아서
바가지 씌우지도 않고
장례 물품도 가격대, 종류별로 골고루 구비되어 있으니
직접 보시고 고르라고 했더니
"여기서 제일 싼게 칠십 육 만원이고 그 다음 게 백 만원이 넘는다네요.
우리 형편에 돈 십만원이 버거운 건 완이 아빠도 잘 아시잖아요."
정말 기가 막혀서 할말을 잃었습니다.
 
아침 일찍 염습을 해야 한다기에
방산 시장에 들러 사서 보내기엔 시간도 늦었고 해서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연습할려고 남녀 수의를 한 벌씩 준비 해 둔게 있거든요.
형편이 여의치 못한 분이 계시면 그냥 입혀 드리기도 할 겸,
 
수의를 정리 하는데 몸이 마구 떨려 옵니다.
아직도 이런 횡포가 존재하다니
여러 해 전, 그 친구 어머님 발인 때
영구차 운전수가 출발하기도 전에 노잣돈을 요구하던데
이번에 또 그런 일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칠 년전,
어머니 돌아 가셨을 때 명주 수의를 입혀 드렸었습니다.
당시 어머니 다니시던 교회에서 모든 절차를 맡아 하기로 했는데요.
이미 아버지 때 바가지를 썼던 적이 있었는지라(그래서 저만 천주교로 개종을)
탐탁치 않았지만 
저 혼자 고집 부리기도 그렇고 해서 따르기로 했습니다.
 
염습도 어찌나 거칠게 하는지
내가 할 테니 당장 그만 두고 가라 하고 싶었지만
상주가 공연스레 분란을 일으키는게 아닌가 싶어 속만 부글부글.
어찌어찌 장례를 마치고
삼우 지내고 받아 든 명세서를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다른 잡다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수의 백 오십만원.
 
눈이 뒤집힐 듯이 따지려 드는 저를 한 옆으로 데려간 누나의 차분한 한 마디.
"엄마가 다니시던 교회에서 와서 일을 잘 치뤘으니
그걸 고맙게 생각하고 끝내자. 이제 와서 시끄럽게 하면 뭘 하겠니?"
우와!
아버지 때하고 똑 같은 레파토리.
믿음에 바탕을 둔 같은 교회 성도라고 하면서 이따위 만행을 저지르다니.
차라리 모르는 사람 이었으면,,,
회한이 지금도 가슴 한 구석에 커다란 멍울로 남아 있습니다.
덕분에 상가 봉사 때는 더욱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국내에서 첫 손 꼽히는 종합 병원 장례식장에서 물품 판매하는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명주 수의 최고 비싼게 팔십만원도 안 되는데
너는 여기 물품 대금 잘 알면서 바가지를 쓰냐?"
하면서 어이 없어 하더군요.
ㅡ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잖어. 그럼 상주인 내가 직접 수의를 사러 다녀야 되겠냐?
믿을 걸 믿었어야 하는데 당한 내가 멍청한 거지.
원통한 건 그 인간이 제일 비싼 걸루 사 왔겠느냐구.
기껏해야 삼 사십 만원짜리 사 왔겠지. 야 야 속 터진다. 그만하자.ㅡ
 
재작년
강남에 대형 아파트하고 빌딩 여럿 가지고 계신 사촌 매형은
삼십 오만원 짜리 관에
이십 오만원 하는 수의 입혀 보내 드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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