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6 조회수898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7년 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For, I tell you, none of those men

who were invited will taste my dinner.’”
(Lk.14.24)

 

제1독서 로마서 12,5-16ㄴ
복음 루카 14,15-24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있을까요? 어제 구반장 야유회를 저 멀리 ‘외도’까지 다녀온 뒤, 피곤하기는 했나 봅니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오늘 복음 말씀을 읽고 묵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묵상 글에는 이러저러한 내용을 적어야겠다고 생각까지 모두 끝났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졸렸습니다. 사실 어제 자정이 조금 못되어서 성당에 도착을 했거든요. 10시간 이상을 버스만 탄 것도 저에게 피곤함을 많이 가중시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만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일어난 시간이 5시 30분입니다. 1시간 가까이 잠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얼른 컴퓨터 앞에 와 앉았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어요. 묵상은 했는데, 무엇을 묵상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의 머리 나쁨을 한탄하다가 문득 이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떤 형제님께서 길에서 돈지갑을 소매치기 당했습니다. 그런데 형제님께서는 이 일에 대해서 일기에 이렇게 썼다고 해요.

“나는 그 이전까지 소매치기를 당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하느님께 감사한다. 더군다나 소매치기는 지갑을 훔쳐갔지만 내 생명은 훔쳐가지 못했다. 설령 내게 있는 모든 것을 털어갔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 또한 내가 약탈하지 않고 오히려 약탈당한 것이기에 더욱 더 감사하다.”

돈을 잃고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건강을 잃고도 감사할 줄 아는 자세, 그래요. 가장 어려울 때에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지금도 무슨 묵상을 했는지 생각은 나지 않지만, 그 새벽에 묵상한 내용이 지금 쓰고 있는 글보다 더 형편없을 수도 있기에 감사합니다. 또한 다시 새 글을 쓰고 있지만, 이렇게 이 새벽에 다시 머리를 굴릴 수 있게 해주시니 이것 역시 감사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감사를 드릴 때,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어떠한 순간에도 주님과 함께 하기 위해서라도 감사의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그 초대를 거부합니다. 밭을 샀다고 해서, 겨릿소를 샀다고 해서, 방금 장가를 들어서…….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핑계지요. 자기가 산 밭을 보기 위해 못 간다고 하는데, 자기가 살 밭을 보지도 않고서 구입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또한 겨릿소 다섯 쌍을 사고서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라고 하는데, 어차피 산 소이므로 나중에 부려 보아도 상관이 없지요. 장가를 들었다면 신부와 함께 그 잔칫집에 가서 인사라도 하는 것이 예의일 것입니다.

따라서 그 모든 것이 핑계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핑계는 그 초대한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주님께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을까요? 혹시 각종 핑계를 대면서 주님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핑계를 대지 맙시다. 치사해 보이지 않습니까?



 

삶의 가파른 오르막 길(박성철의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 중에서)
 
산을 오를 때면 매력적인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됩니다.

힘겹게 올라간 그만큼의 거리를
신선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편하게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

더운 여름날 산행 중 깨닫게 된
너무도 평범한 이 사실이
내게 더없는 기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들의 삶과도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힘겹고 고생스럽게
높은 산을 올라가면
그 거리만큼 경치를 즐기며 보다
편안하게 내려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조금 올라가다 힘겹다고 포기하면
그 좋은 경치들을 볼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
사람의 삶과 꼭 닮았다는

지금 그대가 힘겹게 올라가고 있는
삶의 가파른 오르막길은 언젠가 반듯이
힘겨움 만큼의 편안함을 선물한다는

삶이라는 산행의 진리를 기억한다면
그대에게 닥친 시련과 힘겨움들도
그리 절망만은 아니겠지요.
 
 
 
Make people come in that my home may be filled.
(Lk.14.23)
 
 
Yiruma - 너만을 위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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