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때 등산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남편의 권유로 북한산 등산을 깄는데...

우리는 길을 잘 모르니까 등산객들이 간 흔적이 있으면 그리로 발길을 옮기다 보니

생각지도 않은 난 코스로 오르게 되었답니다

좁디 좁은 길도 있었고 꽉 끼여서 겨우 빠져나간 길도 만났고 한참을 오르다 보니

사람들 소리가 없는 한적한 곳으로 자꾸만 가고 있었지만 나는 그냥 남편만 믿고

열심히 따라 올라 가다가 보니까 한길 낭떨어지도 만나고 어쩔 수 없는

큰 바위앞에는 무릎을 끓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그 바위를 훌쩍 올라 손을 내밀었지만 도저히 가능이 없었고 잘 못 하다가는 둘이

같이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이 나를 무척이나 당황하게 했습니다

바지를 찢어 버리라고 하는데 가위가 어디 있으며 손으로는 어림없다고 느끼고...

속으로는 아이고 나는 이제 여기서 죽겠구나 싶어 밑을 쳐다 보니 아찔 했습니다

죽을때 죽더라도 기도나 하자 이런 생각도 전여 나지를 않았던 공포 그 자체였다고 기억합니다

그 순간 저 밑에서 등산하는 남자들이 오는 소리가 들렸는데...내 마음은 더 급해지기만 했습니다

아이고 나 혼자 겨우 서 있는 이 공간에 저이들이 오면 더 큰일이네...하는데

묵상방사진에서 본 이현철신부님이 올려준 등산 사진에서 본 신부님같이 생긴 아저씨가 

가까이 다가 오시더니...

< 걱정 마시고 자 여기 내 손을 딕고 오르세요 >하면서 엄지랑 검지손가락을 두 손 다

9ㅇ각도로 짝 펴놓고 거기로 내 발을 딕고 올리라고 하는데...망서리는 나에게 자꾸만 괜찬다고...

남편도 빨리 그리 하라고 성화여서 엉겁겨래 오르긴 했는데 꼭 서커스 곡예하는 기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밖엔 못하고 헤어졌지만 나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 후로는 절대로 난 코스는 안 간다 ...아니 못 간다

그리고 하늘같은 남편이란 말도 있지만 그 이후 나는 남편을 믿기 보다는

아버지하느님을 확실히 믿고 살게 되었다

그러므로 남편이 미사에 안 가도 나는 미사에 가서 하느님을 만난다

감사와 사랑으로 하느님께 절하고 기도하고 영성체도 모신다

오는길에는 좋은 일도 한번씩 해 보고...신난다

하느님때문에 내게 상처 준 사람들도 얼른 용서하며 유혹이라 생각하거나

포대능선이라는 준비없는 등산이라는 생각들면 그런 일은  절대로 안 하기로 마음 먹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준비없이 시작한 사순시기는 아닌것 같은데...

성주간 맞이하는 이 아침에 기도하다 말고 갑자기 포대능선을 묵상하고 있으니...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이제 며칠만 잘 참고 더 지혜롭게 최선을 다하자...

상대가 용서를 청해 오지 않아도 내가 용서 해 주자는 선택만 하면 마음 상할 일은 없다

내가 부탁하지 않았지만 포대능선에서 만난 신부님 같은 맘씨 좋은 아저씨는

나를 구하기 위해서...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받쳐주지 않았는가???

나도 하느님이 원하시고 바라시는 그 길을 내가 선택해서 내가 가면 되는 것이다

더불어 같이 가면 좋으련만... 같이 안 간다고 미워하거나 투정 부리지는 말자

선택은 각자가 할 몫이니까...그래도 인간이기에 가끔은 힘이 든다

하느님 ...포대능선을 앞으로 몇번이나 더 묵상하며 살아야 할까요???...

내 자신에게 물어 봐도 아직은 대답이 없네요...

오늘도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주님 감사와 사랑으로 성삼일 시작하는 제 기도는  

오늘아침엔 포대능선입니다

기도통장에 정기예금으로 신청합니다 꼭 잊지 말고 기억 해 주십시요

자비하신 하느님... 감사와  사랑의 하느님...

살아 가다가 또 다시 포대능선 큰 바위같은 갈등이 오더라도 옳은 길...

용서의 길...생명의 길을 가도록 지혜를 구합니다

***찬미예수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