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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2일 야곱의 우물- 요한 12, 1-11 묵상/ 마지막 가는 길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2 조회수555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지막 가는 길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가 살고 있었다.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끼어 있었다.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제자들 가운데 하나로서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돈을 가로채곤 하였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많은 유다인들의 무리가 몰려왔다. 예수님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도 보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라자로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떨어져 나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요한 12,1-­11)

◆얼마 전이었다. 스물여섯 살 청년이 하늘나라로 갔다. 본당에서 초등부 교리교사를 열심히 하던 청년이었는데 암 선고를 받고 투병을 하다가 결국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곳에 온 지 이제 두 달. 본당에 대해 제대로 알기도 전에 죽음이 가까웠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을 방문했다. 청년은 자신의 생명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모른 채 그저 병이 낫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하기가 두렵다고 하면서 그저 기도만 할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의사들한테서 목숨이 다한 사람인데 아직 살아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너무 속상하다며 울었다.

 

청년은 결국 내가 찾아간 지 4일 만에 하늘로 갔다. 그의 부모는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그가 한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꿈에 예수님이 오셔서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죽는 거야?”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청년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부모에게 손을 흔들고 잠이 들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가는 길, 난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본다. 남들처럼 열심히 살았던가? 아니면 기도라도 열심히 했던가? 내가 죽으면 울어줄 사람은 있을까? 내가 신앙인으로 진정 사랑한 사람이 있던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우리 모두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늘 부족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 과연 이 청년처럼 나의 마지막에도 예수께서 오실까? 아니면 다른 모습으로 마지막을 보게 될 것인가?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예수께서 오시리라 믿으며 그분의 자비에 나를 맡긴다.

이홍일 신부(인천교구 동춘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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