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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 묵상]4월 1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31 조회수805 추천수6 반대(0) 신고

 

4월 1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루가 22,14-23,56


그래도 가야할 길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수난 복음을 묵상하는 제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은 십자가 상 예수님께서 우도에게 보여주신 자비입니다.


    예수님의 오른편 십자가에 매달려 있던 우도가 한 말을 기억하십니까?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이란 표현을 씁니다.


    이 말을 통해서 우리는 그가 가장 극형인 십자가형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인간, 죄란 죄는 다 짓고 살아온 인간,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구제불능의 인간, 십자가형에 처해져야 마땅한 인간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죄만 짓고 살아온 인간이었던 우도가 죽기 단 몇 시간 전 예수님과의 극적인 만남을 통해 천국을 보장받게 됩니다.


   십자가 상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제자 요한에게도, 수제자 베드로에게도 건네지 않으셨던 말씀, “구원을 확증하는 말씀”을 던지십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언제나 습관적이 죄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는 우리, 똑같은 죄를 매번 반복함으로 인해서 죽고만 싶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그 말씀은 진정 희망과 위로를 건네는 말씀이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임종하는 순간에도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말씀, 구원을 주는 말씀을 건네시는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극진한 사랑에 마음이 다 짠해옵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인 오늘, 교회는 고뇌와 비장함으로 가득 찬 예수님 얼굴을 기억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모두가 가기 싫어하는 길, 그러나 그 누군가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외롭게 걸어가십니다.


   그 길은 고통과 번민으로 가득 찬 가시밭길이었지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길이었기에 두말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십니다. 그 길은 처절한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 길이었지만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길이었기에 기꺼이 걸어가십니다.


   길가에 줄지어선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환호성을 올리며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환호 뒤에 숨겨있는 비수 같은 생각들을 이미 다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그들의 웃는 표정 뒤에 감춰진 사악하고 탐욕스런 마음들을 다 꿰뚫고 계셨습니다. 머지않아 저들의 환호는 돌팔매질로 바뀌고, 저들의 박수소리는 야유와 침 뱉음과 조롱으로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은 향기로운 꽃길만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 길은 고난의 가시밭길, 조소와 야유로 가득 찬 슬픔의 길,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죽음의 길이기도 합니다. 진정 되돌아가고픈 길입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는 걸어가십니다. 십자가 길 그 너머에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걸어가십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인 오늘은 우리 역시 주님과 함께 예루살렘 언덕길을 올라가는 날입니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의연하게 주님의 길을 따라가도록 합시다. 고통과 십자가 그 이면에 감추어진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을 깊이 묵상하면서 또 다시 길 떠나는 은총의 성주간이 되길 빕니다.


   "멸망할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 (1고린 1,18)".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신부 ♣

 

 

 

  
1악장 (Allegro moder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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