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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17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30 조회수599 추천수9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17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성호경 - 여러분은 하느님을 부르고 계십니까? ~♣


- 근본적인 문제 -

톨릭신자의 소극적인 신앙 성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實例]를 하나 들겠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아무리 신앙심이 깊은 신자라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이 없이 이따금 신자가 아닌 사람과 싸우게 됩니다.

그럴 때 상대방 -외짝교우, 친구, 이웃사람이“너 성당에 다니면서 이럴 수 있나? 성당에서 그렇게 가르치더냐? 그게 예수의 사랑이고 희생이냐?”하면서 치사하게 남의 신앙을 볼모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말발이 안 밀리고 잘 싸우던 가톨릭 신자도 이렇게 신앙을 공격해 오면 말문이 갑자기 막히면서 기가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 나는 예수 믿어도 이 모양인데 너는 돈을 믿느냐? 아니면 귀신을 믿느냐?” 아니면 뭐를 믿어서 그 모양이냐? 또 상대방이 이를 받아서 “나는 나를 믿지.”하면 “아이고! 주제에...네가 뭐가 그렇게 잘나서 너 자신을 믿느냐? 예수가 너 보다 못 한줄 아느냐?”하는 식으로 맞받아치지 못합니다.

대부분 자신이 죄인이고 신앙대로 살고 있지 못하다는 꼭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겸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방어도 못하고 수세에 몰리는 것 같습니다.

내가 신자로서 떳떳하지도 못하고 복음적으로 살지도 못해서 신자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이 아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나 때문에 예수님까지 욕먹을까봐 걱정이 되어 꼼짝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실정 이다보니 우리 가톨릭 신자는 다른 종교나 종파와 달리 이런 식으로 신앙을 건드리며 시비를 걸어오면 난감해 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작전으로 재미를 본 사람들은 가톨릭신자와 싸울 때마다 항상 써먹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습니다.

우리 가톨릭신자는 이러한 것과 비슷한 체험을 어릴 때부터 합니다.

상대적 소수인 신앙을 갖고 살아야 하는 사회적 소외감이 있습니다.

집안이나 성당에서는 몰라도 동창회나 계모임에서 회식을 할 때 다른 사람이 보라고 성호경을 크게 그으면서 식사기도 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거나 꺼려합니다.

신자라는 신분이 드러나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불리하지는 않더라도 득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는 신자들이 꽤 많습니다.

가장 쉽게 실천적으로 자신이 가톨릭신자임을 드러내는 성호경을, 박해시대도 아닌데,.. 누가 볼까봐.... 도둑처럼 긋기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렇게 가톨릭신자라는 사실을 감추는 모습은 가톨릭신앙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나 소극적인 신앙생활에 오랜 시간동안 자신을 방치한 결과라고 봅니다.

따라서“나 하나 제대로 믿지도 못하는데...”남에게 복음을 전한다거나 하는 일은 엄두도 못 냅니다.

또 ‘너는 네가 알아서 믿고, 나는 내가 알아서 믿는’ 상대주의적 성향도 개신교 보다 강합니다.

사실 개신교 신자들을 보면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신앙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의인인 척 하기도 하는데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대다수 한국 개신교의 교리는 태생적으로 서구 이원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위선적 위험이 가톨릭 신앙보다 훨씬 큽니다.

이런 모습은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들의 강론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개신교 교직자들이 주특기로 삼고 있는 격려와 위로가 섞인 설교를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들에게서 찾아보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신자답지 못한 행동을 지적하거나 구원 받을 수 없는 우리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개신교의 목사들은 따뜻한 설교를 하여 자기 교회에 나오는 성도들을 안심 시키고 있는데, 우리 가톨릭교회의 사제들은 “똑바로 살아라.” 하며 신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곤 합니다.

이렇게 주눅들은 신자들은 세상에서 상대적으로 자기 신앙에 대하여 자신감이 없습니다.

이제 공부할 성호경에 대하여 우리가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이나 습관도 적극적이지 않은 신앙에서 비롯합니다.

앞서 살펴본 이유 외에도 성호경을 떳떳하게 바치지 못하는 다른 이유는 보통 성호경이 자신이 바치는 기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호경은 다른 기도에 언제나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일종의 부적과도 같은 별도의 표식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씻어내야 합니다........♣†

                        [성호경 을 긋는 자세 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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