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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 예찬 - 11.3. 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3 조회수397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11.3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필리1,18ㄴ-26 루카14,1.7-11

 

 

 

 

 



겸손 예찬

 

 

 

 

 


오늘은 ‘겸손’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겸손은 화려하지 않고 흙같이 수수합니다.

 


흙(humus)에 어원을 둔

사람(homo)과 겸손(humilitas)이란 말이 고맙습니다.

흙같이 겸손해야 비로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가 겸손의 덕입니다.

사막교부들의 금언집에도 겸손을 주제로 한 예화가 37회나 나옵니다.

 


이번 저희 수도원의 자립수도원 청원이 수락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크게 깨닫는바가 겸손입니다.

 


큰일을 이루는 게 겸손이요

혼자 똑똑해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깨달음입니다.

 


땅위에서 모세만큼 겸손한 사람이 없었다합니다.

하느님은 이런 모세를 당신의 도구로 활용하시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압제에서 해방시키셨습니다.

 


하느님 없이는 겸손도 없습니다.

하느님 거울에 비추어 나를 알아 갈 때 비로소 겸손입니다.


자기중심의 삶이 환상 속에 살게 하고

대부분 환상 속에 자기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초대 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가 너를 혼인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앉아라.”

 


윗자리를 찾는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 눈에 윗자리, 아랫자리지

하느님 눈에는 높고 낮은 자리가 없습니다.


재물, 명예, 지위를 보시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보십니다.


윗자리를 탐하는 마음 바로 허영이자 환상입니다.


그냥 수수히 끝자리에 앉는 게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자기중심의 삶을 살 때

저절로 교만, 탐욕, 무지의 환상에 빠져들어 참 자기를 잊습니다.


일란성 세쌍둥이와 같은 교만, 탐욕, 무지입니다.


자기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의 바뀔 때

비로소 교만은 겸손으로, 탐욕은 무욕으로, 무지는 지혜로 바뀝니다.

 


하여 환상에서 벗어나 참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세상 그 무엇에도 매이지 않고,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도 그를 유혹할 수 없으니

과연 겸자무적(謙者無敵)이라 할 만합니다.


참 겸손의 모델이, 참 자유인의 모델이 사도 바오로입니다.

 


다음 고백이 이를 입증합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희망은,

  내가 어떠한 경우에도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고,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지금도, 
살든지 죽든지

  나의 이 몸으로 아주 담대히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삶일 때 텅 빈 무아의 겸손이요,

이 텅 빈 무아의 겸손에서 저절로 터져 나오는 찬양과 감사입니다.

 


찬양과 겸손은 함께 갑니다.

찬양과 감사의 미사와 성무일도의 은총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또 이 겸손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하느님 찬양입니다.


겸손은 영적성숙의 잣대입니다.

겸손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교만으로 높아질 때 하느님은 그를 낮추시고

겸손으로 낮아질 때 하느님은 그를 높이십니다.

 


내려감으로 올라가는 역설적 여정이 바로 겸손의 여정입니다.

 

모든 삶의 수련과 수행은 겸손을 목표로 합니다.


겸손의 수련이요 겸손의 수행입니다.

 


삶에서 오는

온갖 고통과 시련, 병고와 상처, 약함과 부족함을 그대로 두면 병이 되지만

하느님과 나를 알아가는 겸손의 계기로 삼을 때

모든 것은 은총이 되고 저절로 영육은 치유되어 내적으로 자유로워집니다.

 



진정 겸손한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환상이 걷힌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이르러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겸손한 사람이요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겸손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마태11,2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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