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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29일 야곱의 우물- 요한 8, 51-59 묵상/ 개만도 못한 인생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9 조회수472 추천수2 반대(0) 신고

개만도 못한 인생!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마귀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그러하였는데, 당신은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있소. 우리 조상 아브라함도 죽었는데 당신이 그분보다 훌륭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소. 그런데 당신은 누구로 자처하는 것이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영광스럽게 한다면 나의 영광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너희가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하는 바로 그분이시다.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나도 너희와 같은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요한 8,51­-59)

◆오늘 복음에 앞서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사마리아인이라고 악담했다(요한 8,48 참조). 그런 까닭에 예수께 돌을 던지려 했던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를 조금만 안다면 이 말이 얼마나 지독한 모욕인지 잘 알 것이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개만도 못하게 취급했다. 그런데 예수께 ‘당신은 사마리아인이오’라고 했으니 그들이 이런 말을 한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팔레스타인의 눈물」이라는 책을 보았는데 이 책은 고난의 땅, 삶의 최전선에서 지켜내는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관한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었다. 이 책에 ‘개 같은 인생’이라는 글이 나오는데, 글쓴이는 팔레스타인 사람이고 그의 개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려면 검문소에 팔레스타인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것도 검문하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기분에 따라 통과시켜 주면 가고 그렇지 않으면 갈 수가 없다. ‘왜’라는 질문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개는 예루살렘 여권이 있기 때문에, 개 덕분에 그의 주인은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먼지가 융단처럼 쌓인 검문소를 통과하고 나면 온몸이 그야말로 먼지로 목욕을 한 것 같다. 그들이 일상에서 당하는 모욕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예수님이 살던 시대에도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그렇게 대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지혜롭게 그들을 피해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왜냐하면 아직은 당신 때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가신 지 이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스라엘에서는 여전히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구세주가 태어나신 곳에서 정작 그들은 구세주가 누군지 알지도 못하며 같은 인간을 개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하고 있으니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는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느님, 우리 모두 평화의 건설자가 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소서.’

정복례 수녀(성모영보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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