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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9 조회수718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3월 29일 사순 제5주간 목요일

 

 

"Amen, amen, I say to you,
whoever keeps my word will never see death."

(jn.8,51)

 
제1독서 창세기 17,3-9
복음 요한 8,51-59
 
어떤 분께서 유명한 피아노 연주자를 아내로 둔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문득 친구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자네는 우리가 수만 원 씩 돈을 내야 듣는 명연주를 매일 거저 들으니 얼마나 좋겠나? 정말 부럽네.”

그런데 그 친구는 아주 의외의 말을 해줍니다.

“사실 나 역시 결혼을 할 때 그런 기대를 했었지. 그 멋진 연주를 나만 들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보게. 얼마나 멋진가? 그런데 정작 집에서는 연습을 위해 잘 안 되는 부분만 치고 또 치다보니 제대로 된 연주를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네. 계속해서 서툴고 어설픈 연주만 신물이 나도록 들었지.”

저도 유명한 피아노 연주자를 아내를 두었으니 분명히 멋진 연주만을 들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군요. 하긴 멋진 연주는 서툴고 어설프게 보이는 연습의 과정 없이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가 보는 화려하고 멋진 부분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렇게 서툴고 어설픈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떠한가요? 다른 사람의 화려하고 멋진 부분만을 바라보고 그 부분만을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특별한 사람만 사랑한다면서 하느님을 원망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이렇게 불공평하신 분일까요?

바로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면, 내게만 행해지는 기적만을 바라는 마음이며 오늘 복음에 등장하듯 좋은 말만 듣기를 원하는 유다인들의 이기적인 마음을 간직하고 계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처럼 큰 고통을 당하신 분도 계실까요? 하느님의 아드님이면서 부족한 인간의 모습을 취한 것도 억울한데, 갖은 모함과 몰이해로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당하게 되지요. 이 고통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상에서 그냥 내려오셨을지도 모릅니다. 이제까지 보여준 기적들만 보아도 십자가상의 고통을 받지 않는 것은 문제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놀라운 기적들을 많이 베푸셨으면서도 정작 자신을 위한 기적은 하나도 행하지 않으십니다. 이 사실은 고통이 결코 불공평한 하느님의 처사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오히려 ‘이러한 불행 속에서도, 가난의 아픔 속에서도, 이러한 십자가에서도, 이러한 고통과 죽음 가운데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사랑하신다.’는 희망을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며,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얼마나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반성하여 봅니다. 혹시 화려하고 멋진 부분에서만 주님을 찾는 유다인들의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고통과 시련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작은 실천(박성철, '느리게 그리고 인간답게' 중에서)

때론 많은 말보다 한마디 짧은 글이 적잖은 깨달음을 줍니다.

친구의 짧은 편지 한 구절에 적혀온 스페인의 속담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두려움은 적게 희망은 많이, 먹기는 적게 씹기는 많이, 푸념은 적게 호흡은 많이, 미움은 적게 사랑은 많이 하기를.』

그러면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이 당신 것이 될 테니.

막혔던 세상사가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

나는 늘 많이 해야할 것들은 적게 하고 오히려 적게 해야 할 것들을 많이 한 뒤바뀐 삶의 태도로 살아오지 않았는가 하는 후회를 해보았습니다.

이 짧은 스페인 속담을 수첩에 넣어두고 삶의 해답이 쉽게 손잡히지 않을 때, 열심히 사는데도 늘 세상이 나의 의지와는 반대로만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 때,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음과는 달리 자꾸 엇나가기만 할 때, 그럴 때면 한 번씩 꺼내보십시오.

어떤가요?

이 작은 것들만 실천해도 우리네 인생이 참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Jesus said to them, “Amen, amen, I say to you,
before Abraham came to be, I AM.”
So they picked up stones to throw at him;
but Jesus hid and went out of the temple area.
(Jn.8,58-59)

 

Giovanni Marradi - For You Matt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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