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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15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8 조회수538 추천수8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15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감각 기관의 특징. ~♣


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우리가 미사시간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감각기관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많은 일의 결정은 머리와 마음으로 하지만 의사소통을 위한 정보 전달과 판단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주로 감각기관을 통합니다.

우리가 미사 참례 때 감각 기관을 얼마나 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를 살펴보기 전에 그 기관들의 특징을 대충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귀는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도 받아드려야 하는 수동적인 기관이고, 입은 자기 의사를 표현하거나 주징을 하는 적극적인 기관입니다.

그리고 눈은 두 가지 기능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역할은 감각기관의 크기에 따라 역할의 능동성도 비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신체 중에서 가장 큰 구멍은 입입니다.

그래서 입은 남에게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나 기분, 논리 등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내 생각이나 기분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발설함으로써 자기 의사를 전달합니다.

말이 지니고 있는 기능이나 의미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반대로 입 밖으로 무엇인가 외치면서 내 안에 그것을 차곡차곡 쌓아 정리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내 입 밖으로 나가는 말들이 단순히 내 지능이나 감성 또는 의지를 개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삶을 드러내는 전인적 행위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에 동의 한다고 말 하거나 탐탁하지 않은 일에 좋다고 맞장구를 치거나 지키지 않을 결심이나 약속을 말하는 것은 자기 인격에 대한 부정이고 그 말을 믿는 사람의 신의를 저버리는 배신행위가 되기 때문에 말이 지녀야 하는 진실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사 시간에 머리에서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고 마음속에서도 꺼림직 하고 앞으로 살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못할 내용을 부도수표처럼 마구 난발[亂發]합니다.

미사 통상문에 있는 신앙고백, 전인적 동의, 실천적 결심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자세는 말로써 죄를 짓는 일입니다.

그리고 ‘눈으로 말 한다’하는 노랫말이나 ‘눈은 마음의 창’,‘눈치 없는 사람’이니 뭐니 하는 말이 있는 것을 보더라도 눈은 단순히 보는 것 - 무엇을 관찰하거나 감상하기도 하고 정보를 수용하는 기능 외에도 남과 의사소통을 할 때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도 합니다.

충격적인 것이나 못 볼 것을 보았을 때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였을 때 ‘눈에 어른거린다, 눈앞에 선하다’ 하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또 삶의 잊지 못할 장면이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눈에 박혀있다’하는 표현은 단순히 시각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 시작된 체험의 농도가 얼마나 강한지 말해줍니다.

이렇게 우리는 눈빛만으로 나의 기분이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쳐다보느냐에 따라 환영, 경계, 분노, 멸시, 무시 등을 남에게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 참례를 할 때에는 이렇게 확실하고 직접적인 입과 눈보다도 귀를 제대로 이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귀가 구멍이 제일 작습니다.

입은 다물고 눈은 감으면 그만이지만 귀는 스스로 막을 수 없는 수동적 기관입니다.

그래서 골라서 말하고 보는 것은 쉽지만 가려듣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귀는 내 안에 들어온 정보를 저장하는데도 가장 유리합니다.

마치 주둥이가 큰 그릇보다 작은 것이 넘어져도 내용물이 덜 쏟아지듯이 귀로 일단 들어온 정보는 머리나 마음에 저장하거나 간직한다는 면에서 가장 안정적입니다.

다시 말해 귀를 통해 우리가 접하게 되는 신선한 미사의 내용으로 우리 인격이 가장 쉽게 변할 수 있고 세속에서 오염된 것을 제일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또 귀는 시간이나 공간에 제한도 비교적 받지도 않습니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몇 다리 건너서 한참 뒤에 부메랑처럼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과장된 소문 때문에 심하게 열 받아본 경험에서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세월이 흘러도 또 시절이 바뀌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열 받은 것은 언제나 열 받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보잘것없고 피동적인 귀가 제일 줏대가 없어서 오히려 미사 참례 때 중요합니다.

이유는 자기중심적일 위험성이 가장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보에 대한 선입관은 오히려 작용하기 힘들고 세속에서 확인한 부정적인 체험도 뒤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우리가 주로 미사시간에 활용해야하는 기능은 청각입니다.

따라서 귀를 통해 내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미사의 흐름이 내 안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강생의 신비를 재현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야합니다.

귀로 들어오는 내용이 머리에서 동의를 얻고 마음에서 내 인격의 일부로 받아들여 실천적 의지로 탄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상황은 내 인격의 상황을 개선하지 않습니다.

집 주인에게 “당장 방 빼”하는 험한 말을 듣거나 부부나 애인 사이에서“이젠 끝이야! 깨끗하게 헤어지자.”하는 말을 듣고 미사에 오면 미사의 어떤 내용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원래 미사 참례를 하는 이유는 이런 극단적인 말을 듣더라도 미사 참례를 통해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미사를 통해 이런 현실에 대비한 훈련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감각에 대하여 살펴보았듯이 미사를 통한 우리 인격의 변화는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여러분도 미사 중에 기도문들을 집중해서 잘 들으려고 할 때 저절로 눈이 감기는 체험 정도는 있으실 것입니다.

미사에서 이러한 방법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로 우리를 인격적으로 만나려고 다가오시는 예수님과 세속적 선입관 없이 새롭게 만나는 것이 내가 예수님으로 거룩하게 변화하는 첩경입니다......................♣†

                       [미사에서 감각 기관 활용하기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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