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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흰 개와 검은 개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7 조회수811 추천수4 반대(0) 신고

 

 <흰 개와 검은 개>


“나는 간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었다. (요한 8,21-30)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선포하시고, 7장에서는 ‘생수’, 8장에서는 ‘세상의 빛’이라고 선포하십니다. 이 말씀으로 인해 유대인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분열이 생겼습니다. 예수의 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긴 무리들과, 예수의 언행으로 무엇인가 기대하지도 못했던 감동을 경험하고 그분을 믿게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마 유대인들과 바리사이들도 예수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자신의 내부에서 많은 갈등이 일었을 것입니다. 이 사람 말을 한 번 믿어봐, 아님 말아! 병자도 치유하고 마귀를 쫒아 내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있기는 한데 말이야. 따지고 보면 옳은 말이기도 하군, 그런데 너무 과격하단 말이야. 우리들 생각을 조금만 해 주면 좋겠는데, 이 사람 고집이 너무 세군.

  그러다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하자 결정적으로 반대편으로 기울게 됩니다. 이 사람 미친 사람 아냐? 죽고 싶어 환장했나? 보자보자 하니 안 되겠군.


  한 초심자가 사막의 은수사를 찾아가 제자로 들어가기를 청했습니다. 이윽고 몇 번의 가르침을 받고 면담시간이 되었습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요즘 공부가 잘되고 있는지 질문을 합니다.


 “요즘 자네 안색이 좋지 않군.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는가?”

 “예, 저는 요즘 제 안에서 흰 개와 검은 개 두 마리가 매일같이 싸움을 하는 통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하루 종일 피곤하기만 합니다. 머릿속이 온통 개 짓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그랬군. 그럼 흰 개와 검은 개 중에 어느 개가 주로 이기던가?”

 “아주 팽팽합니다. 흰 개가 이길 때도 있고, 검은 개가 이길 때도 있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번에 면담 올 때는 흰 개와 검은 개가 언제 싸움에서 이기는 지 살펴보고 내게 말해주게.”

 “예, 스승님.”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자가 다시 스승께 면담하러 찾아 왔습니다.

 “여전히 흰 개와 검은 개가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 어느 때 승부가 나던가?”

 “예. 제가 응원하는 쪽이 이기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흰 개를 역성들면 흰 개가 이기고, 검은 개 역성을 들면 검은 개가 이겼습니다.”

 “그렇다네. 인간은 누구나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산다네. 그런데 누구나 그 순간 옳고 그름을 알 수가 있지. 또 어느 편을 따라야 하는지도 느끼고 있지. 다만 굳게 확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망설이고 있을 뿐이라네.”

 “먼저 흰 개가 자주 이기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네. 그리고 옳다고 생각되면 속히 결정하고, 흔들리지 말게”

 “예. 스승님. 명심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강생하시어 인간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본보기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느님이신 예수께서 인간이 되시기 전에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분별하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래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아니 어디서 왔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너희에 관하여 이야기할 것도, 심판할 것도 많다. 그러나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참되시기에,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이 세상에 이야기할 따름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 관하여 이야기 하실 수 있습니다. 심판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만이 참되시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분께서 참되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을 안 이상 다른 기준에 현혹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흰 개가 이기도록 힘을 실어 줄 수 있습니다. 또 흰 개가 이기도록 성령께서 언제나 도와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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