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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침묵의 신비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6 조회수799 추천수6 반대(0) 신고

침묵의 신비(화해와 용서)


‘야! 이 사람들아 이 여자가 뭘 잘못했는데? 그럼 이 여자가 죄가 없다는 이야긴가, 물론 그건 아니지 그렇지만 죽어야 할 죄인은 아니란 말이야. 뭐야 니가 뭔데 율법을 호도 아니 모독하려는 것이야.’ 군중 가운데 옥신각신 하는 모습 속에 한 여인이 산발을 한 채 끌려와 있고, 그 옆에 역시 산발을 한 건장한 남자가 아주 깊은 침묵 속에서 이야길 다 듣고 있다.



아 너무 살벌하다. 뭐 살인이라도 저지르려는 그런 이상한 분위기이다. 마치 인민재판 하듯이 한 동네 아주머니를 가운데 두고, 뭔지 잘 모르지만 성이 올라 돌을 든 동네 남정네들을 볼 수 있다.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가? 참으로 그 남정네들은 이 아주머니를 죽이려 한단 말인가? 아닐 것이다. 실은 사주를 받아 그 여인을 빌미로 예수를 죽이고 싶은 것이 아닌지?

 

아 서글프다. 군중심리, 집단 이기주의, 진짜 여인이 죽을만한 죄를 지었다면 제대로 재판을 받아야지, 어째서 군중심리 앞에서 처절하게 비난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거기에 덩달아 예수님까지도 시험대에 올라야한단 말인가? 진짜로 이런 사실이 싫다. 그러나 싫다고 나까지 도망칠 것인가.

 

그것 또한 아니기에 한판을 동시에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뒷전으로부터 들여오는 소리, ‘저 여자가 누구 남편하고 놀아났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 여자를 죽여야 한다는 것 이야요.’

 

 ‘근데 둘이 놀았는데, 어째 여자만 끌려 왔데, 족 치려면 함께 족쳐야지, 야! 이 사람아 남자세상 아닌감.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여자를 깔봐 그럼 안 되지. 예수가 오고 난 뒤부터는 여성이 제 자릴 잡아가는 걸 모르는 감.’ 그러니 여자를 빌미로 예수를 어떻게 해 보자는 거지.



‘여보시오. 예수씨! 이 여자가 간음하다 잡혔는데 우리 법으론 이 여잘 돌로 쳐 죽여야 하는디, 당신 생각은 어떻소?’ 이 상황에서 예수의 입장은 참 곤란했다. 그 법을 인정한다면,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는 이미 돌에 맞아 죽어야 했고, 자신은 이 세상에 없어야할 존재가 아니던가?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극 처방을 내리지 않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코너에 몰리거나 어려울 땐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먼저 공격하여 물어뜯어 이기던지, 아니면 침묵 중에 시간을 벌어 반격을 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둘째 방법을 택하셨다.

예수님의 생각은 이렇다. 하느님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말하라면 당연히 생명인데, 좀 죄를 지었다 해서, 가장 소중한 생명을 죽이란 말인가? 그럼 나중엔 생명의 씨가 말라버릴 것 아닌가. 이건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다. 이걸 이겨내야 함은 분명하다.

 

그래서 예수님은 땅에 당신을 묻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시다가, 하늘 향해 기도하며 하시는 말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있다면, 나이든 것부터 돌로 쳐봐라.’ 역시 하느님과 대화하면 다 풀리는 법, 그 한 마디에 나이 먹은 것들을 시작으로 썰 물 빠져나가듯 그 광장을 다 빠져나가는 것 아닌가.

 

역시 침묵과 기도의 힘은 대단함을 이 장면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래도 우리가 기도를 멀리하거나 침묵을 소중이 여기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세상과 우리 주위에 사람과 관계 안에서 용서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여! 오늘 예수님이 어떻게 사람들을 용서하는지를 잘 보시라. 예수님이 침묵 안에서 간음한 여인을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끝까지 알아냈듯이, 우리도 나의 죄나 상대방의 죄와 상처로 인해 용서하지 못함이 무엇인지를 하느님아버지께 몽땅 아뢰면서 방법을 찾아낸다면, 그분은 반드시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여기서 더 소중한 것은 자기 스스로 침묵의 기도 안에서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그 답을 가르쳐 얻는 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느님으로부터 응답으로 답을 찾는다면 더 이상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남기는 하겠는데, 보속의 문제다. 그분께 구해보라. 예수님은 얼마나 명쾌하게 답을 얻으시는가. 상황이 끝났는데 뭘 그리 무겁게 생각하는가? 그 상황을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죄를 짓지 말라는 것이다.

 

너무 자명하다. 그래도 안 된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분의 방법을 더 배울 수밖에 없다고 본다. 모든 현답은 그분 속에 다 있음이다. 침묵과 기도 안에서 그분과 성경 속으로 깊이 들어가자. 그럼 그 안에서 사랑과 지혜가 우리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예수회 홈페이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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