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6 조회수788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7년 3월 26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Behold, I am the handmaid of the Lord.
May it be don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Lk.1.38)
 
제1독서 이사야 7,10-14; 8,10ㄷ
제2독서 히브리서 10,4-10
복음 루카 1,26-38
 
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미사 후에 고3 모임이 있었지요. 신앙생활에 있어서 마치 관면을 받은 것처럼 여겨지는 시기, 그래서 이 시기를 지나면 냉담자로 변하고 마는 고3들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만나서 신앙적으로 이끌어주고자 이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서로 한 달 동안 생활했던 것들을 나누는 생활 나눔 시간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잘못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선생님께 매를 맞게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 선생님에 대해서 친구들에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면서 흉을 참으로 많이 봤다고 해요. 그런데 그 선생님이 얼마 뒤 또 다른 아이를 너무 심하게 때렸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문제가 되었는지, 선생님께서는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셨답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려운 가정환경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이런 행동을 했던 것은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이었음을 그래서 이해해주기를 청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네요.

저는 그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자신의 가정환경이 불우하다고, 가르치는 제자에게 비정상적인 방법인 폭력으로 대한다는 것이 어떻게 올바른 선생님인가 라는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가정환경 운운하는 것은 아마도 짤릴 것을 염려해서 순진한 아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말일 것이라는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그 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힘든 가정환경을 가지고 계셨는데, 자기는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에 대해서 비판만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께 너무나 죄송하다고 하면서…… 울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뭐가 죄송한지……. 그런데 다른 아이들의 반응에 저는 더욱 더 깜짝 놀랐습니다. 장난기 많았던 아이들이 숙연해지면서 다들 공감의 표시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저는 어른의 관점에서 생각했고, 학생들은 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내게 다가오는 문제들을 너무나도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이것저것을 재면서 정작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사랑은 늘 뒷전에 두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고3 아이들이 보여주었던 순수한 마음들, 즉 용서하고 또 용서를 청하는 그 모습에 주님께서는 따뜻한 미소를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주님 잉태 소식을 듣게 되는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사실 성모님의 그 당시 나이가 16살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당시 약혼하는 나이가 16살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엄청난 소식을 듣게 됩니다. 잘못했다가는 율법에 의해서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 운명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여자가 아기를 가지면 간음을 했다고 해서 돌에 맞아 죽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성모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만약 저처럼 이것저것 재었다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바로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 주님께 대한 충성의 마음이 바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내 모습을 다시금 반성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순수한 마음, 이것저것 재지 않고 주님께 충성을 다하는 신앙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이 새벽에 주님 앞에서 해봅니다.


어른의 눈이 아닌,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노력해보세요.



따뜻한 품으로 안아 주기(이안나, '행복한 동행' 중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고아원에서 3주일간 봉사활동을 할 때였다. 봉사 첫날, 내가 고아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이 달려오더니 손을 입에 가져다 대면서 배고프다는 시늉을 했다. 무작정 돈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시 뒤 서투른 탄자니아어로 내 소개를 마치고 교실을 빠져나왔다. 그때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황급히 뛰어와 내 손을 덥석 잡고는 "돈 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아이 손을 양손을 꼭 부여잡고 눈을 마주쳤다. 뜻밖의 행동에 당황했는지 아이는 얼른 손을 빼고 저만치 달아나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다음 날 아이는 또다시 다가와서 "돈 주세요"라고 말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아이를 부둥켜 안았다. 사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고, 그냥 안아 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 다음에도 내게 달려온 아이는 돈 달라는 소리는 하지 않고 그냥 내 품에 안겼다. 그러자 주위 아이들도 서로 내 몸을 먼저 감싸 안으려고 했다. 그런 경쟁이 재미있었는지 아이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며칠 뒤 새로운 아이가 고아원으로 왔다. 그 소년은 나를 보자마자 "돈 주세요"라고 말했다. 또다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서 있는데 한 소년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너 그러면 안 돼! 이분은 선생님이야. 그런 말 하지 마!"

그렇게 다그치고 새 친구를 꼭 안아 주는 게 아닌가! 가슴이 울컥했다. 그 녀석은 내가 고아원에 도착한 첫날 제일 먼저 달려와 돈 달라고 떼를 썼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을 먼저 안아 주고 있다니...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품이 필요했다.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아무 말 없이 아이들을 꼭 안아 주자.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사랑을 느끼고,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


 

 

But Mary said to the angel,
“How can this be,
since I have no relations with a man?”
And the angel said to her in reply,
“The Holy Spirit will come upon you,
and the power of the Most High will overshadow you.
Therefore the child to be born
will be called holy, the Son of God.
(Lkl.1.34-35)

 

 

Viendras Tu Avec Moi / Laurens Van Rooyen

 



As I Lay Me Down / Sephie B.Hawk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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