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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46) "어서 돌아가라." / 하청호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4 조회수627 추천수3 반대(0) 신고

 

 

3월 넷째주 사순 제5주일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8,1-11)

 

 

 

                                      글쓴이 : 천안 신방동성당 하청호 신부님

 

 

"자그마치 2억5천이오."

한숨 쉬며 그 남자가 보여준 수첩에는 지난 몇 개월간의 상심의 흔적들이 

깨알 같은 글씨로 남아 있었다.

750만 원, 450만 원, 어떤 날은 1,320만 원.......  .

"젊은 양반! 내 살 테니 커피 한 잔 하겠소?"

 

 

여행 중에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건축업을 한다는 남자,

노름으로 가진 돈을 다 잃고 아내와 자식들까지 떠난 그는 참담했다.

이젠 손을 씻었고 지금은 한 업자에게 돈을 받으러 와있노라고 했다.

연신 내뿜는 담배연기.....  .

 

상처가 할퀴고 간 자국에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거친 분노의 뿌리가 

내려 있는 듯했다.

스스로를 향해 금세라도 내려칠 듯 들고 있는 절망의 돌이 내게도 큼직하게

보였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지요. 자신을 용서하세요.

 그 상처가 아저씨 삶을 폐허로 만들지도 몰라요.

 상처에 치유의 물을 주세요."

속으로 중얼중얼 기도할 뿐이었다.

 

 

고해성사를 주다보면 같은 죄를 반복하여 고백하는 신자들을 본다.

용서받았음에도 정작 자신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간음한 여인이 예수님 앞에 끌려온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여기저기 찢겨진 옷,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

군중이 윽박지른다.

 

"돌로 쳐죽여야 합니다."

 

"죽여라." 하면 자비로우신 주님께 있을 수 없는 일이 된다.

"살려라." 하면 당신이 완성하러 오신 모세법(마태5,17)을 스스로 짓밟는 꼴이 된다.

 

침묵하시던 예수님의 말씀은 단 몇 마디였다.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돌멩이를 손에 든 군중 속에 나는 없는가?

기회만 오면 누군가 한번 치려고 크고 작은 돌 하나쯤 가슴속에 잘 숨겨두고

있지 않은가?

단죄, 오해, 분노, 상처, 서운함의 돌들......  .

 

그러나 내가 한 방 치고 싶은 그 누군가의 뒤틀린 삶이 어려운 환경이나 딱한

상처에서 비롯된 것임을 '주님처럼' 볼 수 없다면,

또한 자신도 돌에 맞을 죄인임을 안다면,

나도 오늘 그 돌을 순순히 내려놓아야 한다.

 

 

죄와 죄인을 구분하여 보시며 여인의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삶 전체를 초월하여

보시는 예수님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어서 돌아가라."

주님의 한 말씀으로 여인은 죄와 결별하고 목숨을 구했다.

 

 

 

죄인인 나에게 그분의 용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체험하려면

간음한 여인을 과거의 얽매인 삶에서 해방시켜 자유를 주었던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8,11)

 

하신 말씀을 되풀이하여 기도해야 한다.

 

 

< 원제 : 노름한 남자, 간음한 여자 >

 

 

           ㅡ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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