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4 조회수69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7년 3월 24일 사순 제4주간 토요일

 

 

"Never before has anyone spoken like this man."
(Jn.7,46)

제1독서 예레미야 11,18-20
복음 요한 7,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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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엇으로 보입니까? 점선으로 보이십니까? 점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점선이 아니라 그림이랍니다. 어떤 그림인지 아시겠어요? 분명히 점선이라고요? 아닙니다. 여러 명의 사람의 그림이 이 안에 담겨 있지요. 보이지 않는다고요? 그럼 이렇게 한 번 보시죠.

-_-

분명히 그림이지요?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사람의 얼굴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히 점선입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점선입니다. 그래서 큰 소리를 외치면서 주장하지요.

“이것은 점선이 확실해.”

그런데 어떤 사람이 “점선이 아닌 것 같은데……. 그림 아냐?”라고 말하면, “아니, 이것이 어떻게 그림이니? 점선도 알아보지 못하는 바보가 여기 있네.”라면서 자신의 주장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닐까요?

실제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믿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도 위의 그림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또 잘 보면, 한 사람의 눈이 다른 타인의 눈이 되기도 하고, 입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순간, 서로에게 눈과 입이 되어주는 그림으로 바뀔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바로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다’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는 예언을 들면서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틀렸지요. 예수님은 사실 갈릴래야 출신이 아니라 다윗의 후손으로 베들레헴 출신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잡으러 간 성전 경비병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압도당해서 그냥 돌아오자, 바리사이들은 이런 주장을 펼치지요.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그를 믿는 사람이 없는데 너희가 어떻게 그를 믿느냐는 것입니다. 즉, 자기들만 맞는데 왜 자기들이 반대하는 사람을 믿느냐는 아주 엉뚱한 주장입니다. 바로 자기 안에 담겨 있는 고정관념으로 어떠한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완고함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위의 그림이 선이 아니라 그림이었던 것처럼, 나의 주장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님을 잊지 마십시오. 바로 내 안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나의 이웃 안에 계시는 주님을 발견하지 못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저 위의 그림처럼 다른 사람의 눈과 입이 되어 주세요.



 


아름다운 양보('좋은 생각' 중에서)


 

얼마 전, 전철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할머니께서 무거운 짐을 들고 전철을 타셨다.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나도 서 있었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청년과 신문을 보는 아저씨, 통화를 하는 여고생 등 주말이라 그런지 전철 안은 만원이었다. 얼마 뒤, 쉰 살 정도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할머니에게 자기를 양보해 주었다. 할머니는 아주머니에게 말씀하셨다.

"난 조금 있으면 내려, 정말 괜찮은데..."

그러자 아주머니가 "헐머니, 저도 조금만 더 가면 내려요."하며 자리를 내드렸다. 할머니는 앉긴 하셨지만, 아주머니 자리에 자신이 앉았다는 미안함 때문인지 맘 편히 등도 펴지 못하고 불편한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아주머니를 바라보고 계셨다.

그때가 구로역. 역을 거칠 때마다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한산해지더니 나에게도 자리가 생겼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내 잠이 쏟아졌다. 내가 다시 잠에서 깨어난 곳은 천안역 바로 전 역인 두정역. 그런데 내 건너편에 아까 그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앉아 있는 것이었다. 두 분은 서로에게 자신의 집이 '천안'이라고 하면 부담이 될까 봐 "조금만 더 가면 내려요."라고 말한 것이었다.

가슴이 따뜻하다 못해,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이 훈훈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혹시라도 잊을까 황급히 수첩을 꺼내 적었다.

"조금만 더 가면 내려요."
 
 
So the Pharisees answered them,
“Have you also been deceived?
Have any of the authorities or the Pharisees believed in him?
But this crowd, which does not know the law, is accursed.”
(Jn.7,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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