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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10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4 조회수670 추천수6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10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마음 상태 숨고르기.~♣.


떤 사람이 미사 참례를 망치는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주일 아침인데 어제 밤에 부부 싸움을 하느라고 어수선하게 잠자리에 든 탓에 늦게 일어나서 아침 대충 먹고 TV 좀 보면서 빈둥거리다가 미사 시간이 다가오면 미사에 갈까 말까 하는 망설임이 생깁니다.

지난주일 미사에 빠졌기 때문에 하느님께 조금 미안한 생각도 있지만, 웬일인지 기분이 내키지도 않고 게으름을 부리고도 싶어집니다.

‘오늘도 친목회에서 온천 간다는데...’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큰 맘 먹고 하느님께 선심을 쓰는 셈치고 성당에 가기로 합니다.

이런 자신이 기특하게 생각이 되고주일 미사에 나가기로한 자신에게 하느님께서도 뭐라고 하지 않으시리라는 생각까지 들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머리도 감고 옷도 주섬주섬 입고 성당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다리도 아프고 체면상 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쨌든 성당에 가기만 하면 되잖아!’하는 생각에 종종걸음으로 성당에 도착한 자신의 속 모습은 전혀 미사에 참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겉으로는 숨 가쁘지 않더라도 마음은 벌써 헐떡거리고 있습니다.  

성당에 와서도 어제 부부싸움에서 상처받은 일, 아까 집안 아이들이 미사 빠지고 놀러간다고 싸운 일이 머리를 맴돌아서 미사 내내 분심에 시달리다 그냥 집에 갈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미사에 참례는 했지만, 오늘 독서나 복음이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 강론 때 신부님이 무엇을 이야기 하셨는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봉헌이나 영성체 때 자신이 어떤 묵상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당 밖에 나오면 그 안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다시 생각하는 일도 없습니다.

오히려 약간의 해방감을 느낍니다.

자~!

이 사람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몸은 성당에 왔지만 마음이 미사에 오지 않은 것입니다.

성당이라는 참 삶의 현장에 와서 미사를 통해 자신의 진짜 삶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고 신앙적으로 정돈해야 하는데, 머릿속이나 마음속, 또 내 감각 기관에 잔상으로 남아 있는 세속적인 것들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뒤숭숭한 상태로 그 시간을 보내 버린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는 정성만큼 미사 전에 마음을 미리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도 경험이 있으시겠지만, 아침 일찍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음악을 듣게 되면 잠자리에서도 그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 안에서 떠도는 세속적인 이미지들을 미사 전에 제어하지 않으면 미사 내내 분심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성당에 무조건 일찍 오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미사에 늦게 와서 갑자기 기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것은 운전하기 전에 차동차를 워밍업 하지 않은 것과 비슷합니다.

시동을 걸자마자 가속페달[액설러레이터]을 꽉 밟고 달리면 차에 많은 무리가 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 준비 없이 그냥 성당에 오자마자 곧바로 미사에 온전히 참례할 수도 없고 하느님과 인격적으로 만나고 싶어도 여러 어려움과 부작용이 따릅니다. 

미리 와서 그날 전례에 관계된 내용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그래서 본당마다 미사 전에 여러 기도를 바치고 주송자가 미사 전에 그 날 전례에 대하여 안내도 하는 것입니다.

또 입당송, 입당 성가도 이 준비에 포함됩니다.

바로 워밍업 하는 것입니다.

전례의 흐름 상 입당 성가나 입당송은 사제가 제대 위에 오르기까지 부르는 성가입니다.

입당 성가를 본당 신부님의 성향에 따라 끝 절까지 부르는 것도 충분히 워밍업을 하기 위한 것이지 성가 연습은 아닙니다.

사제가 제대에 오를 때까지 우리가 하게 되는 전례 준비는 세속적인 우리 마음 상태를 영적으로 전향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본당에서 성가 선곡을 할 때, 이미 그 날 독서와 복음에 적합한 것을 선정하고 있다는 것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미사 전에 봉헌 준비를 하는 것도 분심을 둘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보통 신자들은,‘보편지향기도’가 끝나고 자리에 앉아 봉헌성가를 부르기 시작했을 때에야 헌금을 꺼내려고 이 주머니 저 주머니를 뒤적입니다.

지갑을 꺼내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사이에 봉헌성가 1절은 불러 보지도 못하고 끝나기 일쑤입니다.

따라서 미사 전에 헌금할 돈을 미리 성가 책이나 미사책의 적당한 곳에 꽂아 두면 분심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손바닥 청결 상태도 미사 전에 점검해 두어야 합니다.

어린아이가 가끔‘까마귀 삼촌’같은 손으로 영성체하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손 치더라도 다 큰 어른이 손바닥에 적은 전화번호 같은 메모를 지우지 않고 예수님을 모시겠다고 뻔뻔하게 손바닥을 내미는 일은 하느님께 결례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 날 미사에서 새로움 찾기 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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