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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아나느냐, 돌아서느냐!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1 조회수740 추천수7 반대(0) 신고

 

 

  

 

 

『새벽으로 가는 길(The Road To Daybreak)』中
헨리 나웬(Henri J.M Nouwen)신부님

 

 

이 주일에 유다와 베드로가 내게 제시하는 것은
절망 속에 예수로부터 달아나느냐
아니면 희망 속에 예수께로 돌아서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유다는 예수를 배반하고 나서 목을 맸다.
베드로는 예수를 모른다고 잡아떼고 나서
눈물을 흘리며 그분에게로 돌아왔다.

 

 

만사를 부정으로 해결하는 절망이
매력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경우가 가끔 있다.
절망은 이렇게 속삭인다.

 

 

"나는 거듭하여 죄만 저지른다.
다음번에는 잘하겠노라고 나 자신과 남들한테
골백번 약속하지만, 항상 보면

전에 있던 음침한 곳으로 돌아가 있다.
달라지려고 하는 노력일랑 잊어버려라.
많은 해를 노력해오지 않았느냐?
그래도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될 리가 없다.
차라리 더 이상 주위를 둘러보지 말고
인생길에서 빠져나와 모든 것을 잊고 죽어버리자."

 

 

이상스럽게도 마음을 끄는 이같은 음성은
불확실한 것 모두를 일거에 끌어내고 몸부림도 없애준다.
이것은 어김없이 어둠의 편을 들면서
부정적인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예수께서 귀를 열어주어 다른 음성을 듣게 만드셨다.

 

 

"나는 너를 내 손으로 손수 빚어 만든 네 하느님이요,
나는 내가 만든 것을 사랑한다.
나는 내가 사랑받는 만큼 너를 사랑하며,
그러기에 한없는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는 것이다.
나에게서 도망치지 말라.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언제고 다시 내게 돌아오너라.
너는 내 자식이다.
그럴진대 내가 너를 다시 받아들여 가슴에다 꼭 껴안고
입맞추고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으리라
네 어찌 의심할 수 있겠느냐?
나는 네 하느님이다.
-자비와 연민의 하느님이요,
용서와 사랑의 하느님이요,
온유와 배려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를 저버렸다, 내가 더 이상 너를 지켜주지 못한다,
돌아갈 길이 아예 없다는 말일랑 하지 말라.
나는 네가 나와 함께 있어주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나는 네가 내 가까이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네 모든 생각을 나는 알고 있다.
네 모든 말을 나는 듣고 있다.
네 모든 행실을 나는 지켜보고 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모상으로 빚어져

나의 지극히 간절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 네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네 스스로를 판단하지 말라.
너 자신을 단죄하지 말라.
너 자신을 배척하지 말라.
네 마음의 가장 깊고 가장 은밀한 구석구석까지

내 사랑이 비쳐들어
너의 아름다움을 들추어내게 하라.
내 자비의 빛이 비치면

네가 이제껏 망각하고 있던 네 아름다움이
또다시 네 눈앞에 떠오르리라.
어서 내게 오너라.
내가 네 눈물을 씻어주고

네 귀에다 입을 바싹 대고 속삭여주리라.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하고."

 

 

이것이 예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시는 음성이다.
우리를 사랑으로 창조하시고
자비로 새롭게 재창조하시려는 그분에게로
언제고 되돌아오라고 부르는 그 음성이다.
베드로는 이 음성을 듣고 믿었다.
이 음성이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도록 허용했을 때,
그에게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가 흘린 이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자 기쁨의 눈물이요,
회한의 눈물이자 평화의 눈물이요,
참회의 눈물이자 감사의 눈물이었다.

 

 

하느님의 자비의 음성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도록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는 한결같이 열린 관계,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받아들이고
사랑을 새롭게 가다듬는 그런 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닌 우정이다.
이것은 우리의 문제점들을 일소하거나

모면할 수 있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하지 않는다.

 

 

이것은 문제점 일체가 어디쯤에서 완결될 것이라고

말해주지 않고 우리가 홀로 있지 않으리라는 점을

확실히 해줄 따름이다.

 

 

참된 상호관계가 어려운 것은 사랑하는 일 자체가

무수한 눈물과 수많은 미소를 동반하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하느님의 일로서 어느 면에서나 가치가 있다.

 

 

오, 주님, 나의 주님이시여,
당신의 음성에 귀기울이고

당신의 자비를 선택하게 하소서...!

 

 

   † 주님,

오늘 하루를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망의 속삭임이 아닌, 당신의 음성에 귀기울이고
당신의 자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함께 해 주십시오.
밝고 기쁜 하루 되세요.*^^*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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