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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서는 하느님의 잣대로 [사순 제4주일 복음 생각]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7 조회수609 추천수6 반대(0) 신고

 

용서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은 자신의 작품 '예언자' 에서 이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살해당한 자, 자기의 살해당함에 책임 없지 않으며, 도둑 맞은 자, 자기의 도둑맞음에 잘못 없지 않음을, 정의로운 자, 사악한 자의 행위에 전혀 결백할 수 없으며, 정직한 자, 중죄인의 행위 앞에서 완전 결백할 수 없음을.

그렇다 죄인이란 때로는 피해자의 희생물이다. 그리하여 아직도 때로는 죄인이란 죄없는 자의 짐을 지고 가는 자인 것을, 그대들은 결코 부정한 자와 정의로운 자를, 사악한 자와 선한 자를 가를 수는 없다."

우리는 자주 누구누구를 용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더구나 그 용서할 수 없음이 우리를 가장 괴롭히고, 영적 자유의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착각 속에 살아갑니다. 용서는 절대로 내가 아닌 하느님 아버지께서 하십니다. 우리는 그저 그분의 자비에 우리 자신과 타인의 잘못을 내어 맡길 따름입니다. 분명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상에서 당신을 그토록 끔찍하게 처형하는 자들을 용서하시지 않고 아버지 하느님께 맡기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23,34).

내가 용서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용서하심이란 확신이 설 때,내 자신은 이제껏 가졌던  용서의 칼자루를 감히 주님께 드릴 수있습니다. 그 같은 겸손이 있을 때, 용서의 위치 변동이 있을 때, 진정 용서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비로소 길고 어두운 미움과 증오, 분노와 복수의 터널을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용서에 대하여 생각할 때,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함은 첫째, 용서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음을, 둘째,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선과 악에 대한 그 어떤 선을 그어 판단할 수 없음을, 셋째, 그 어떤 죄도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회개하면 모두 용서받을 수 있어도 '용서하지 않는 죄'는 용서 받을 수 없음을, 넷째, 너무도 가슴 터지는 분노를 하느님께 내어 맡기고 진실로 타인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청할 때, 비로소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할 때 오늘 사도 바오로의 말씀은 더욱 크게 가슴에 다가올 것입니다.

 

                          - 배광하 신부 -   <춘천교구 게쎄마니 피정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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