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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봄비처럼 오시는 주님" --- 2007.3.17 사순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7 조회수542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3.17 사순 제3주간 토요일

                                                            

호세6,1-6 루카18,9-14

                                                    

 

 

 

 

"봄비처럼 오시는 주님"

 


가장 어려운 게 자기를 아는 것이요,

가장 쉬운 것이 남을 판단하는 것이라 합니다.

 

새삼 자기를 아는 것이 지혜이자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성경의 현자들 애타게 하느님께 지혜를 청했습니다.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이오며,

  당신 계명을 따름이 무엇이온지도 지혜는 알고 있나이다.

  주여, 거룩한 하늘에서 지혜를 보내 주소서.

  영광의 옥좌에서 그를 내려 주소서.

  지혜가 나의 곁에 나와 함께 있게 하시고,

  당신 뜻에 맞갖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소서.”


오늘 아침기도 시 지혜서의 찬미가였습니다.


이런 지혜를 지녀 하느님을 알고 또 나를 알아 겸손이니,

이런 지혜를 지닌 자가 진정 부자입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 어리석었습니다.


박학해도 자기를 모르니 똑똑한 바보입니다.

아마 자리가 그렇게 만들었나 봅니다.

 

바리사이처럼 잘 살면서도

세리와 같은 겸손한 기도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바리사이의 기도를 보셔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는 것이야 탓할 수 없지만

남을 업신여기는 게 문제입니다.

 

완벽주의자의 함정입니다.

 

이건 하느님과의 대화의 기도가 아니라

일방적 자기자랑, 자자도취의 독백입니다.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기도했다합니다.

 

관상용으로 거리를 두고 볼 때는 좋을지 몰라도

같이 살기에는 참 힘든 사람입니다.

 

도저히 은총이 들어갈 빈자리가 없고

변화의 여지도 없어 보입니다.

 

이것까지야 그런대로 봐주겠지만

기도 중에 엉뚱한 사람들과 견주며 그들을 판단합니다.

 

기도하며 죄를 지으니 전혀 쓸모없는 기도입니다.

완전히 자기(Ego) 감옥 안에 갇힌 바리사이입니다.


한편 세리의 기도는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삶이 진실하고 간절하고 절실할수록

기도나 말, 글은 단순하고 짧을 수뿐이 없습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의 원형입니다.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기도했다 합니다.


과연 나는 어느 쪽에 속할 까요?


바리사이입니까, 세리입니까?

 

완벽하게 잘 산다 싶을 때는 바리사이가 되고,

죄로 무너졌을 때는 세리가 되는,

양면성을 지닌 우리들 같습니다.

 

잘 살든 못살 든,

자기 착각에 빠지지 않고

늘 세리와 같은 겸손한 기도를 바칠 수는 없을까요.


이래서 하느님의 선물인 지혜를 간절히 바랍니다.

호세아가 그 답을 줍니다.


“자, 주님께 돌아가자.

  주님은 우리를 고쳐주시고, 싸매주시고, 살려주신다.

  그러니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주님을 알면 알수록 나를 알아 겸손하고 지혜로워지니

주님을 아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그러나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 같다.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


참 좋으신 주님은 새벽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봄비처럼 우리를 찾아오시어,

지혜와 은총으로 우리 마음을 촉촉이 적셔 주시고,

당신을 더 깊이 깨달아 알도록 해 주십니다.

 

당신 향한 우리의 신의를 더욱 굳건히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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