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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뒤바뀐 가치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7 조회수567 추천수4 반대(0) 신고

 

 

<뒤바뀐 가치>


“예수님께서는 또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카 18,9-14)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는 몇 가지 점에서 달랐습니다. 바리사이의 기도는 길었고, 주어가 자기입니다. 또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통해서 관심이 수평적으로 쏠리고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세리의 기도는 짧았고, 주어가 하느님이었으며 수직적으로 하느님께만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이 비유를 듣는 청중들은 매우 놀랐을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의 사정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만 드렸지 무엇인가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세리는 말로만 가슴을 치며 하느님께 통회하고 자비를 청했습니다. 그리고 세리는 자기의 죄를 보상하기 위해 아무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세리는 로마 당국에 관세를 거두어 바치는 청부업자로 동족을 배반하고 나라에 불충한 자이었습니다. 스스로 인정했듯이 세리들은 죄인이었습니다. 그들은 공민증이 없었으며 강도처럼 취급되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에 정해진 것보다 넘치게 단식하였습니다. 일 년에 단 하루면 될 단식을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두 번 단식하였습니다. 생산자에게만 필요한 곡식, 포도즙, 기름의 십일조를 소비자인 바리사이들이 낸 셈 입니다.


  세리의 기도가 의롭다고 칭찬 받은 이유는 하느님께 은총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는 자기 생활에 만족하였으며,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기 때문에 하느님의 은총이 들어올 틈이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신 의도는 바로 가치전도에 있었습니다. 새 시대에는 현재 악한 세대의 가치와 구조가 뒤바뀌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경건과 죄인의 처지가 뒤바뀐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처럼 과거에 잘 잘못한 기록에 의해 판단하시는 분이 아니라 현재의 태도에 의해 판단하시는 분이시라는 말씀입니다. 회개하는 죄인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한계가 없으며, 예수님이 공생활을 통해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지내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유대인 탈무드에는 이 바리사이의 기도와 비슷한 기도가 1세기 이래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오 주, 내 하느님, 길모퉁이에 앉아 있는 자들하고가 아니라 배움의 집에 앉아 있는 이들과 함께하도록 해 주심에 당신께 감사하나이다. 저도 일찍 일어나고 저들도 일찍 일어나도, 저는 토라의 말씀에 힘쓰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고 저들은 헛된 것에다 힘쓰기 위해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도 애쓰고 저들도 애써도, 저는 애써서 얻는 것이 있어도 저들은 애써도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도 달리고 저들도 달려도, 저는 올 시대의 생명을 향해 달려도 저들은 파멸의 구렁을 향해 달리는 것입니다.”(J. 예레미아스, 예수의 비유 P.137 참조)


  이 기도문에서도 바리사이는 비록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지만, 모든 판단의 기준을 자기에게 두었습니다. 배움, 토라의 말씀을 실행함, 얻는 것이 있음, 생명을 향해 달림 등 모두 자신이 실천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들을 단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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