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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6일 야곱의 우물-마르 12, 28ㄱㄷ-34 묵상/ 쉐마 이스라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6 조회수584 추천수5 반대(0) 신고

쉐마 이스라엘

그때에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그러자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마르 12,28ㄱㄷ-34)

◆지금도 유다인들은 오늘 복음에 인용된 신명 6,`4­9의 말씀을 하루에 두 번씩 기도한다고 한다. 아침 잠자리에 일어나 한 번, 밤에 잠자기 전에 한 번. 그리스도인 어린이들이 주님의 기도를 배우듯이 유다인 어린이들이 처음 배우는 기도가 ‘쉐마 이스라엘’이고, 삶을 마감하기 전에 하는 기도가 ‘쉐마 이스라엘’이라고 한다. 그만큼 이 기도는 한 분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을 담고 있고, 유다인이 가지고 있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잘 드러내 주는 기도문이다.

 

‘쉐마 이스라엘’ 기도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 건 제2차세계대전 때 유다인 학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엘리 위젤·빅터 프랭클·프리모 레비 등에 의해 유다인 수용소 생활에서 ‘쉐마 이스라엘’을 외웠던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엄청난 폭압 속에서 빵 한 덩어리 때문에 아버지를 죽이고, 그 빵 때문에 아버지를 죽인 아들이 다른 사람에게 죽어가는 가운데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이 기도를 끊임없이 바치던 사람들. 하느님이 죽고, 나 자신이 죽고, 인간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그 순간에 사람들은 ‘쉐마 이스라엘’을 외쳤다고 한다.

 

우리 신앙도 극단에 이르면 더 명료해지지 않을까? 자신에게 닥친 무수한 고통을 의아해하면서 하느님께 매달렸던 욥처럼, 내가 무너지고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을 겪고 나면 우리 신앙도 단순해지지 않을까? 번제와 친교제로 상징되는 내 신앙의 외양을 벗고 나면 우리도 단순하게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이 세상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고백할 수 있지 않을까? 수난당하시는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우리 신앙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 우리 안에 ‘쉐마 이스라엘’의 기도가 살아 숨쉬는 강한 믿음을 주시기를 기도하자.

최성기 신부(서울대교구 수궁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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