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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월] 10월, 묵주기도 성월: 정성으로 빚는 공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30 조회수3,927 추천수1

정성으로 빚는 공로 - 10월, 묵주기도 성월

 

 

지성이면 감천, 티끌 모아 태산

 

옛말에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다. 노력과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성실함의 결실이 맺어진다는 말이다. 무릇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한 걸음부터 시작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을 일구게 된다. 하루아침에 무슨 복권에 당첨되듯이 결실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정성과 열정을 다할 때에 목적하는 바를 이루게 된다. 지금 하는 것은 비록 작고 미약한 것으로 보이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작은 것들이 모여서 큰 것을 이루게 된다.

 

신앙의 여정도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을 이해하고 깨닫는 것, 나의 신앙을 생활 안에서 접목하는 일들도 시나브로 이루어지고 얻게 된다. 기도 생활도 그렇다. 기도는 하루라는 긴 시간 안에서는 매우 작은 몫에 해당된다. 하지만 작은 것이라고 소홀히 할 수 없다.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히 기도를 하는 것이 신앙을 잘 실천하는 일이 된다.

 

이는 마치 건강을 위하여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과 같다. 남들의 주목을 받는 커다란 운동을 한꺼번에 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맨손체조라도 나날이 꾸준히 할 때에 건강에 좋은 것과 같다. 기도 생활도 한꺼번에 모아서 과식하듯이 하는 것은 영혼과 정신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작은 기도라도 꾸준하게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은 정성에서 풍요로운 결실로

 

사실 작지만 지속적으로 정성을 다하는 기도가 더 힘이 있다. 매일 조석으로 드리는 기도나 묵주기도가 그렇다. 이 가운데 묵주기도는 알알이 정성을 모으는 기도이다. 성모 신심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나날의 기도를 지속적으로 바치고 성모님의 전구를 구하는 교회의 오래된 기도형태이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 생활 안에서 묵주기도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교회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정하여 묵주기도를 더욱 열심히 바치도록 권장한다.

 

그렇다면 묵주기도는 어떻게 우리의 기도 생활 안에 자리를 잡고 중요한 기도가 되었을까? 그것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초대교회 때부터 교회 공동체는 시간전례를 바쳤다. 한 주간에 걸쳐 150개의 시편을 모두 바쳤는데, 일반 신자들이 시편기도를 대신하는 것으로 150단의 묵주기도를 드리게 되었다.

 

중세를 거치면서 교회는 여러 가지 혼란과 시련을 겪게 되는데, 여기서 성체 신심과 더불어 성모 신심이 크게 발전하게 된다. 이슬람인들과의 전쟁, 교리적인 이단과의 싸움 등은 성모님께 더욱 의탁하게 만들었다. 그럼으로써 묵주기도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더욱 커졌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16세기에 레판토 해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10월 7일을 ‘묵주기도의 성모 축일’로 제정하였으며, 그 날이 들어있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정하여 더욱 정성을 모아 기도를 드린다.

 

이 달은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다. 10월은 봄의 계절인 5월 성모성월과 함께 기도드리기에 가장 좋은 온화한 계절이다. 결실의 계절인 이 달에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통하여 영신적인 결실을 더욱 풍요롭게 얻을 수 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처럼 우리에게 맑음과 푸르름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주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묵주기도와 함께 전구를 드림으로써 하느님의 축복과 성모님의 격려를 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성모님과 함께하는 기도

 

묵주기도는 150번의 성모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10번씩 한 단으로 묶어 각 단마다 그리스도의 구원신비를 묵상하고 5단씩 한 신비를 묶어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를 드려왔다. 2002년 10월부터 올 10월까지 교황님께서는 묵주기도의 해를 선포하시고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쳐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성모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도록 하였다. 여기에 절망과 실망이 가득한 세상을 위해 ‘빛의 신비’를 보태어 이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셨다.

 

묵주기도의 성월을 맞이하여 정성어린 마음으로 묵주기도를 드리자. 특히 묵주기도의 해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기도드릴 때, 묵주알 하나하나에 나의 정성이 담기도록 하자. 묵주기도는 그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어디서나 바칠 수 있는 기도이며, 성모님께서 함께 해주시는 기도이다. 알알이 작지만 정성을 다하는 묵주기도를 통해 주님께 드릴 공로를 쌓아보자.

 

* 나기정 다니엘 신부 - 대구대교구 제3대리구 주교대리 보좌.

 

[경향잡지, 2003년 10월호, 나기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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