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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4일 야곱의 우물- 마르 4, 1-20 묵상/ 나락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4 조회수643 추천수3 반대(0) 신고

나락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뭍에 그대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그렇게 가르치시면서 말씀하셨다. “자, 들어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예수님께서 혼자 계실 때 그분 둘레에 있던 이들이 열두 제자와 함께 와서 비유들의 뜻을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지만 저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겠느냐? 그러면서 어떻게 모든 비유를 깨달을 수 있겠느냐?

 

씨 뿌리는 사람은 실상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말씀이 길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사탄이 와서 그들 안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가 버린다. 그리고 말씀이 돌밭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말씀이 가시덤불 속에 뿌려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욕심이 들어가 말씀의 숨을 막아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배의 열매를 맺는다.”
(마르 4,1-­20)

◆시골에 가면 노인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나락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것이다. 얼마만큼 수확을 하느냐는 주인의 부지런함과 정성에 달려 있다는 뜻이겠다.

 

주님은 이미 선언하셨다, 나의 제자가 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자라야 가능하다는 것을. 제자 됨이란 무슨 ‘증’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셨다. 머리보다는 가슴과 손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셨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때’만 제자인 것이다. 마찬가지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다.” 여기서 ‘너희’는 손발이 있는 제자를 말한다. 저 바깥 사람한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구경만 하고 있는 사람한테는 하느님의 신비가 안개 속의 그림자처럼 희미하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때만 하느님 나라의 비밀은 알려진다는 것이다. 산을 오르면 제일 먼저 깨닫는 교훈이 ‘사람은 눈이 게으르다’는 어른들의 가르침이다. 밑에서 눈으로 쳐다보며 얼마나 걸릴까 계산만 해서는 결코 산을 올라갈 수 없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상에 서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느님 나라의 비밀은 그것을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계산한다고, 신비한 체험을 한다고 알아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의 주인은 우리의 발소리를 듣기 원하는 분이시다.

최연석 목사(전남 여수시 중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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