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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정한 형제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3 조회수639 추천수2 반대(0) 신고

 

 

<진정한 형제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왔다. 그들은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님을 불렀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르 3,31-35)



  이천년 전 예수님의 말씀이 오늘날 현실에 너무나 맞아 떨어진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습니다.

  오늘 제가 ‘그리움’이란 시를 지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 내용은 멀리 유럽에 유학 가 있는 아들이 문득 그리워져 그 아들이 즐겨 먹던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여놓고 상념에 잠기는 어머니의 심정을 빗대어 시적으로 꾸며 본 것입니다. 물론 그 시적상상에 남녀의 사랑마저 포함했지만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죠. 그리움은 신을 향한 그리움도, 부부간의 그리움도, 연인 간에 애틋한 그리움도, 부모자식 간 등등 모든 그리움이 비슷합니다.

  그랬더니 미국에서 살고 있는 분도, 유럽서 살고 있는 분도 모두 공감하시는지 꼬리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지역을 넘어 뜻으로 하나 되는 경험을 한 것입니다. 형제애는 열려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계는 백 년 전에만 해도 좁은 지역에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비슷한 종교와 사상으로 살았습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이제 지구는 동일 시간대이며, 동일 지역처럼 되고 있습니다. 언어마저 금세 자동 번역되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람들의 마음까지 다 열려 있지는 못합니다. 이해가 상충되어 갈등과 불화와 반목이 여전합니다. 이제 지구상에 가장 큰 위협이 자연재해와 질병과 기아문제가 아니라 종교 간의 충돌이 되었습니다.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후 전 지구로 향하는 창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그 큰 변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로운 활력을 주었습니다. 교의, 계시, 사목, 전례 등과 평신도의 위치, 수도자의 사명에 새 바람을 부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럽 중심의 교회에서 각 지역 중심의 교회로 많은 부분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라틴어 전례에서 각 나라 말로 거행되는 전례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창세기 11,9에서 바벨탑 대목에서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땅의 말을 뒤섞어 놓으시고,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기 때문이다.” 라고 적어 놓은 것과 같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곧 하느님의 계시입니다.


  이해하지도 못하는 라틴어 전례에서 주님의 뜻을 조금이나마 알아들을 수 있는 모국어로 전례를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혼란인 것 같지만 사실은 더 깊은 이해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골고루 전달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보다 좀 더 활발한 상호 교환을 통해서 더 긴밀한 형제애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멀리 있는 이웃의 고민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자유와 정의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꼭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류의 궁극적 일치를 가져오는 길을 모색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느님과 예수그리스도의 은총 속에서 주시는 형제애를 펼쳐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평신도들도 사제와 같이 사도직, 왕직, 예언직의 세 직분이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을 통하여 타 종교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모두 한 형제라는 인식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다보게 만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서로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을 무한정 베푸는 사람이 되라는 요구입니다. 이방인 사마리아 사람이 종교와 인종의 편견을 넘어 죽어가는 유대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처럼 우리도 인종과 종교를 넘어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핏줄과 지역과 가치관을 넘어 서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입니다. 진정한 형제애입니다.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는 것이야말로 바벨탑을 쌓는 어리석음입니다. 생명에 관한 한에는 나눔과 섬김과 양보를 새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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