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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96) 아주 특별한 체험 / 김연준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2 조회수797 추천수6 반대(0) 신고

 

 

 

                                          글쓴이 : 김연준 신부님 : 미국 어학연수 중

 

 

1월 셋째주 연중 제3주일

ㅡ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루카 4,14-21)ㅡ

 

 

 

신학생 때 중고등부 여름신앙학교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죽음 체험'을 주제로 정하고 관 하나를 준비했다.

 

낮에는 실컷 놀게 한 다음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늦은 밤에

촛불만 켜놓은 채 상여 나가는 소리를 들려주며 아주 여린 목소리로

 

"나의 손이 마비되어갑니다. 나의 심장박동이 희미해져갑니다........ ."

 

하면서 죽음의 상황을 느끼게 했다.

 

신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에게 유서를 쓰게 한 후 실제 관이 들어오자 아이들이 작은 비명을 질렀다.

 

그때

 

"이 관속에는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모두 다 알고 있는 분이고 여러분을 몹시 사랑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먼저 여러분이 본 다음 장례미사를 할 것입니다.

 이제 관 뚜껑을 열 테니 한사람씩 나오세요."

 

하니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더 커졌다.

 

촛불과 상여 나가는 소리만 들려오는 가운데 한 사람씩 나와서 큰 절을 두번 하게 한 다음 관속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였다.

한 남자 중학생이 관을 보고 나서 제 자리에 돌아와 갑자기 소리를 내어 울기 시작했다.

 

관 안에 사람은 없었다.

단지 관의 맨 가운데에 큰 거울이 하나 놓여 있어서 관을 들여다볼 때 아이들은 관속에서 자기 자신을 보게 된 것이다.

 

관 체험이 끝나고 자기가 쓴 유서를 몇 사람 읽도록 했다.

다들 울면서 하나같이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부모님께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었다.

 

다음 날 관속을 보고 나서 울음을 터뜨렸던 아이에게 물었다.

 

"너 그때 왜 울었니?"

"신부님, 제가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관속에서 제 얼굴을 본 순간 참을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신앙학교를 끝내고 신학교에 돌아왔는데 본당 교리교사한테서 편지가 한 통 왔다.

아이들이 놀랍도록 차분해졌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인생에서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라고 하셨는데 아이들은 그 한 가지를 보게 된 것이다.

그것은 "사람은 하느님을 알아 영원한 생명을, 영원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태어났다." 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자주 실망하고 넘어지고 좌절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이 세상 너머의 영원한 삶을 생각하지 못하고 현세의 기쁨과 영예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주님이 내 삶과 함께한다는 오늘 복음은 천국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새로 태어나게 한다.

기름부음 받은 이는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므로 겸손하면 된다.

그래서 내 능력 없음에 울지 말고 악한 사람들이 잘되는 것에 불안해하지 말자.

 

우리는 너무 똑똑해서,

너무 많이 가져서

내게 오시는 주님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원제 : 상여소리 들리는 밤)

 

     ㅡ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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