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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을 계속하는 교회가 맞습니까?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2 조회수568 추천수7 반대(0) 신고

 

 

 

 

 

 

세계의 지도자와 지식인, 그리고 종교인들이

양극화를 걱정하는 모습은 너무나 자주 보지만,

정작 기득권을 양보하거나 포기하여

그 간극을 메우려 행동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다른 한 편,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은 그 무력함에 절망하며 빈곤의 대물림을

숙명처럼 받아들입니다.

 

양극화는 두 세상,

사람이 사람인 세상과

사람이 사람이 아닌 세상이 있음을 보여 줍니다.

 

게다가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교묘하게 조작된

세상살이의 상식은 인간의 공동체 삶을 거리낌 없이 파괴합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나 있음직한

적자생존과 무한 경쟁이 상식으로 통용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낙오자를 양산하고,

그도 모자라

그들을 보잘것없는 사람,

쓸모없는 사람으로

철저하게 짓밟습니다.

 

겉보기는 인류요, 공동체이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닌 세상이라면 말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자주 묻습니다.

이 세상에서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으며....

 하느님이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

 (교회헌장 1항)로서,

 

'성령의 인도로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을 계속하는 하나의 목적을

 추구한다' (사목헌장 3항)

 

예수님께서 하시던 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분이 하신 일을 계속하지 않으면서 그분이 주실 복(福)만을

마음에 담고 있다면

그것은 누군가 혹세무민(惑世誣民)한 탓일 것입니다.

 

그분이 하신 일은 진리를 증언하고, 구원하고. 섬기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루카 1,18-19)" 하는 그 일이

 당신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음을 밝히십니다.

 

이 말씀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 (마태오 25,40)이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굶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병들고,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은 만큼 많은 십자가가 야경을 장식하는 세상은

결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아버지의 뜻도,

예수님께서 실현한 아버지의 나라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던 일을 계속하는 것은 고사하고,

화려한 성전에서 거룩한 목소리로 주님을 노래한다면

겉은 그리스도의 교회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을 계속하여

교회의 본래 모습을 밝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 오늘 주일 저희 본당 주보에 실린(박동호 안드레아 신부님)의 글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올려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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