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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87) 왜 황금 유향 몰약인가? / 김충수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8 조회수1,001 추천수5 반대(0) 신고

 

                                              글쓴이 : 서울 여의도성당 : 김충수 주임신부님

 

 

예수님께서 동방의 세 박사들에게 당신 자신을 처음으로 공개한 사건을  공현(公懸)이라 한다.

동방에서 별을 관측하던 유수한 점성가들이 하늘에 나타난 범상치 않은 별빛을 발견하고 일제히 환성을 올리며 일어나 별을 따라 나섰다.

 

마침내 예수 아기의 탄생을 목격하였고, 그들은 미리 준비했던 황금과 유향과 몰약(沒藥)이라는 뜻 깊은 예물을 봉헌하며 경배하였다.

 

첫 번째 예물인 황금은 당시에 오직 임금님께만 바치는 아주 값비싼 예물이었다.

 

황금을 준비했다는 것은 이미 왕 중의 왕이 나타났을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물을 갓 태어난 아기에게 바쳤다는 것은 아주 확실하고 진지한 믿음의 경배였다.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이라면 그분이 바로 자기 생명의 주인이시며

자기의 모든 행복의 근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믿은 것이다.

믿음이 없으면 자기 것을 성큼 내어줄 수 없다.

 

두 번째 예물인 유향은 당시에 가장 거룩한 제사에서 태우는 향료였다.

 

그 값진 향료를 태우고 봉헌하는 예식은 오직 사제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유향을 바쳤다는 것은 예수 아기를 장차 하늘과 땅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인간을 구제할 중재자로, 진정한 대사제로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세 번재 예물은 그 뜻을 가히 짐작할 수조차 없는 기이한 예물이었으니 바로 몰약이었다.

 

시체에 썩지 말라고 바르는 방부제의 일종인데 갓 태어난 어린 아기에게 상서롭지 못하게 몰약을 바치다니,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의 죄를 짊어지고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십자가에 처형될 하느님의 어린양이심을 예언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피할 길 없는 예언이었고,

이 예언이야말로 모든 크리스천의 운명이기도 한 것이다.

진정한 구원은 고통과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용기와 희생으로써만 가능하다는 예언이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께 정성을 다한 예배와 봉헌을 바치고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제직을 구현해야 할 것이며,

평탄함과 쾌락보다는 질곡과 아픔이 있는 십자가를 행복의 전주곡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동방의 세 점성가가 별의 인도 없이는 만왕의 왕이신 구세주 예수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사실은 어느 별인가의 인도를 받아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별이 때론 부모님일 수도 있고,

때론 친구일 수도 있고,

때론 어느 감동적인 책일 수도 있고,

때론 어느 이름 모를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의 행위일 수도 있다.

 

우리도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되어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별로서 빛을 발해야 할 것이다.

 

  ㅡ 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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