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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 [펌] 정철의 <사미인곡, 속미인곡>
작성자배봉균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7 조회수618 추천수8 반대(0) 신고

 

 

[ 펌] 정철의 <사미인곡, 속미인곡>

 
장정원
 
  1.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 한생 연분이며 하늘 모를 일이런가.
       (
    이 몸이 태어날 때에 임을 따라 태어나니 / 한평생을 살아갈 인연이며, 이것을 하늘이 모르겠는가 )
    나 하나 졈어 잇고 님 하나 날 괴시니 / 이 마음 이 사랑 견졸 데 노여 업다.
       (
    나 오직 젊었고 님은 오직 나를 사랑하시니 / 이 마음과 이 사랑을 비교할 곳이 다시 없구나 )
    평생애 원하요데 한데 녜쟈 하얏더니 / 늙거야 므스 일로 외오 두고 글이는고
       (
    평생에 원하되 임과 함께 살아가려고 하였더니 / 늙어서야 무슨 일로 외따로 두고 그리워하는가 )
    엊그제 님을 뫼셔 광한뎐(廣寒殿)의 올낫더니 / 그 더데 엇디하야 하계(下界)예 나려오니
       (
    엊그제는 임을 모시고 궁전에 올라 있었는데 / 그동안 어찌하여 속세에 내려와 있는가 )
    올 저긔 비슨 머리 얼킈연디 삼년이라 / 연지분 잇내마는 눌 위하야 고이할고
       (
    내려올 때 빗은 머리가 헝클어진 지 삼 년이라 / 연지와 분이 있지만 누굴 위해 곱게 단장하겠는가 )
    마음의 맺친 실음 텹텹이 싸혀 이셔 / 짓나니 한숨이오 디나니 눈믈이라.
       (
    마음에 맺힌 근심이 겹겨으로 쌓여 있어서 / 짓는 것이 한숨이요, 흐르는 것이 눈물이구나 )
    인생은 유한한데 시름도 그지업다 / 무심한 셰월은 믈 흐르듯 하는고야
       (
    인생은 유한한데 근심은 끝이 없다 / 무심한 세월의 순환이 물 흐르듯 빨리 지나가는구나 )
    염냥(炎凉)이 때를 아라 가는 듯 고텨 오니 / 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 할샤
       (
    더웠다 서늘해졌다 하는 계절의 바뀜이 때를 알아 갔다가는 다시 오니 / 듣거니 보거니 하는 가운데 느낄 일이 많기도 하구나. )
  2.  동풍(東風)이 것듯 부러 젹셜(積雪)을 헤텨내니 / 창 밧긔 심근 매화 두세 가지 픠여셰라.
       (
    봄바람이 문득 불어 쌓인 눈을 녹여 헤쳐내니 / 창밖에 심은 매화가 두세 송이 피었구나 )
    갓득 냉담(冷淡)한데 암향(暗香)은 므스 일고.
       (
    가뜩이나 매화는 차갑고 변화없이 담담한데 그윽한 향기까지 무슨 일로 내풍기고 있는가 )
    황혼의 달이 조차 벼 마테 빗최니 / 늣기는 듯 반기는 듯 님이신가 아니신가
       (
    황혼의 달이 쫓아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 흐느껴 우는 듯, 반가워하는 듯하니 이 달이 님인가 아닌가)
    뎌 매화 것거 내여 님겨신 데 보내오져 / 님이 너를 보고 엇더타 너기실고.
       (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구나 /님이 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
  3. 꼿 디고 새 닙 나니 녹음이 깔렷는데 / 나위(羅暐) 적막하고, 슈막(繡幕)이 뷔여 잇다.
       (
    꽃이 떨어지고 새 잎이 나니 푸른 녹음이 우거져 나무그늘이 깔렸는데/ 비단휘장은 쓸쓸히 걸렸고, 수놓은 장막만이 드리워져 있다 )
    부용(芙蓉)을 거더 노코, 공쟉(孔雀)을 둘러두니 / 갓득 시름 한데 날은 엇디 기돗던고
       (
    연꽃무늬가 있는 방장을 걷어놓고 공작 병풍을 두르니 / 가뜩이나 근심걱정이 많은데 하루해는 어찌 이렇게 길고 지루하기만 할까 )
    원앙금(鴛鴦錦) 버혀 노코, 오색션 플텨 내어 / 금자헤 견화이셔 님의 옷 지어내니
       (
    원앙 그림의 비단을 베어놓고 오색실을 풀어 내어서 /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 임의 옷을 만드니 )
    슈품(手品)은 카니와 제도(制度)도 가잘시고 / 산호슈 지게 우헤 백옥함의 다마 두고
     
     (
    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격식도 갖추어져 있구나 / 산호수로 만든 지게위에 백옥함 안에 옷을 담아놓고)
    님의게 보내오려 님 겨신 데 바라보니 / 산인가 구롬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
    님에게 보내려고 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니 / 산인지 구름인지 험하기도 험하구나 )
    쳔리(千里) 만리(萬里) 길흘 뉘라셔 차자갈고 / 니거든 여러두고 날인가 반기실까
    (
    천만 리나 되는 머나먼 길을 누가 감히 찾아갈까 / 가거든 이 함을 열어두고 나를 보신 듯 반가워하실까)
  4. 하루밤 서리김의 기러기 우러 녤 제 / 위루(危樓)에 혼자 올나 슈정념(水晶簾) 거든 말이,
       (
    하룻밤 사이에 서리 내릴 무렵 기러기가 울며 날아갈 때 / 높은 누각에 혼자 올라서 수정렴을 걷으니 )
    동산(東山)의 달이 나고 븍극(北極)의 별이 뵈니 / 님이신가 반기니 눈믈이 절로 난다.
       (
    동산에 달이 떠오르고 북쪽 하늘에 별이 보이니 / 임이신가 하여 반가워하니 눈물이 절로 나는구나 )
    청광(淸光)을 쥐여 내여 봉황누의 븟티고져.
       (
    저 맑은 달빛과 별빛을 모두 모아서 임 계신 곳으로 부쳐 보내고 싶구나 )
    누(樓) 우헤 거러 두고 팔황(八荒)의 다 비최여
       (
    그러면 임께서는 그것을 누각 위에 걸어두고 온 세상을 다 비추어 )
    심산궁곡(深山窮谷) 졈낫가티 맹그쇼셔.
       (
    깊은 두메 험한 산골짜기까지도 대낮같이 환하게 만드소서. )
  5. 건곤(乾坤)이 폐색(閉塞)하야 백셜(白雪)이 한 빗친 제
       (
    천지가 겨울의 추위로 얼어 생기가 막혀 흰눈이 일색으로 덮혀 있을 때 )
    사람은카니와 날새도 긋쳐 잇다.
       (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날아다니는 새의 움직임도 끊어져 있구나 )
    쇼샹남반(瀟湘南畔)도 치오미 이러커든 / 옥누고쳐(玉樓高處)야 더옥 닐너 므슴하리.
      (
    소상강 남쪽 둔덕과 같이 따뜻한 이곳도 이처럼 추운데 / 북쪽의 임이 계신곳은 말해 무엇하리)
    양츈(陽春)을 부쳐 내여 님 겨신 데 쏘이고져.
       (
    따뜻한 봄기운을 활활 부치어 일으켜 이 계신 곳에 쬐게 하고 싶어라 )
    모쳠(茅詹) 비쵠 해를 옥누의 올리고져.
       (
    초가집 처마에 비친 따뜻한 햇볕을 임 계신 곳에 올리고 싶어라. )
    홍샹(紅裳)을 늬믜차고 취수(翠袖)를 반만 거더
       (
    붉은 치마를 여미어 입고 푸른 소매를 반쯤 걷어 )
    일모슈듁(日暮脩竹)의 혬가림도 하도 할샤.
       (
    해는 저물었는데 길 게 자란 대나무에 기대어 서보니, 헤아려보는 여러생각이 많기도 많구나 )
    댜란 해 수이 디여 긴 밤을 고초 안자 / 쳥등(靑燈)을 거른 겻테 뎐공후 노하 두고
      (
    짧은 해가 이내 넘어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 청사초롱을 걸어놓은 곁에 전공후를 놓아두고)
    꿈의나 님을 보려 택 밧고 비겨시니 / 앙금(鴦衾)도 차도 찰샤 이 밤은 언제 샐고.
      (
    꿈에서나 임을 보려고 턱을 바치고 기대어 있으니 / 원앙새를 수놓은 이불이 차기도 하구나. 이 밤은 언제나 다 할 것인가 ? )
  6. 하루도 열두 때 한 달도 셜흔 날 / 져근덧 생각 마라 이 시름 닛쟈 하니
       (
    하루는 열두 시간, 한달은 서른 날 / 잠시라도 임 생각하지 말아 이 시름을 잊으려 하니 )
    마음의 맺혀 이셔 골슈(骨髓)의 께텨시니 / 편쟉이 열히 오나 이 병을 엇디 하리.
    (
    마음 속에 맺혀 있 뼈속까지 사무쳤으니 / 편작같은 명의가 열 명이 오더라도 이 병을 어찌하리 )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 찰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
      (
    아, 내 병이야 이 임의 탓이로다 / 차라리 죽어 호랑나비가 되리라. )
    곳나모 가지마다 간 데 죡죡 안니다가 / 향 므든 날애로 님의 오세 올므리라.
      (
    그리하여 꽃나무 가지마다 간 데 족족 앉았다가 / 향기 묻힌 날개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
    님이야 날인 줄 모라셔도 내님 조차려 하노라.
      (
    님이야 그 호랑나비가 나인 줄 모르셔도 나는 끝까지 임을 따르려 하노라. )
                                                                                                     -<송강가사>-

         

  1. 뎨 가는 뎌 각시 본 듯도 한뎌이고.  (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
    텬샹(天上) 백옥경(白玉京)을 엇디하야 니별하고,  (
    임금이 계시는 서울과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 다 뎌 저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난고. (
    해가 다 저물었는데 누구를 만나 보러 가시는가 ? )
    어와 네여이고. 내 사셜 드러보오.  (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 한가마난   (
    내 얼굴과 이 나의 태도를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새   (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
    나도 님을 미더 군뜨디 전혀 업서   (
    나도 임을 믿고 딴 생각이 전혀 없어서 )
    이래야 교태야 어즈러이 구돗떤디   (
    애교며 아양을 부리며 귀찮게 굴었던지 )
    반기시는 낫비치 녜와 엇디 다라신고.   (
    반가워하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가 ?)
    누어 생각하고 니러 안자 혜여하니,   (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 보니 )
    내 몸의 지은 죄 뫼 가티 싸혀시니   (
    내 몸이 지은 죄 산같이 쌓였으니 )
    하날히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허믈하랴. (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겠는가 )
    셜워 플텨 혜니 조믈(造物)의 타시로다. (
    서러워 여러 일을 생각해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2. 글란 생각 마오.    ( 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
  3. 맺힌 일이 이셔이다.    (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
    님을 모시고 있어서 님의 일을 내가 알거니 )
    믈 가튼 얼굴이 편하실 적 몃날일고.   (
    물과 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적이 몇 날이 될까 ? )
    츈한(春寒) 고열(苦熱)은 엇디하야 디내시며,(
    이른 봄날 추위와 여름철 무더위는 어찌 지내시며)
    츄일(秋日) 동텬(冬天)은 뉘라셔 뫼셧난고.   (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가? )
    쥭조반(粥早飯) 죠셕(朝夕) 뫼 녜와 가티 셰시난가.  (
    조반전에 먹는 죽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옛날과 같이 잡수시는지 )
    기나 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난고.   (
    기나긴 밤에 잠은 어찌 주무시는가? )
  4. 님 다히 쇼식을 아므려나 아쟈하니,   (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
    오날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까. (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소식 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 둘 데 업다 어드러로 가쟛말고.
     ( 내 마음 둘 데 없다.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헤 올라가니
      (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
    구롬은 카니와 안개난 므스일고.
      ( 구름은 물론이고 안개는 또 무슨 일인고 )
    산쳔(山川)이 어둡거니 일월(日月)을 엇디 보며  
    ( 산천이 어두운데 일월을 어떻게 바라보며 )
    지척(咫尺)을 모르거든 쳔리를 바라보랴  
    (지척도 모르는데, 천 리나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
    찰하리 믈가의 가 뱃길히나 보쟈하니  
    ( 차라리 물 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
    바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 바람과 물결이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
    샤공은 어디 가고 븬 배만 걸렷나니
      (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는가 )
    강텬(江天)의 혼쟈 셔셔 디난 해를 구버보니  
    (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 보니 )
    님다히 쇼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
  5. 모쳠(茅詹) 찬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 초가집 차가운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
    반벽(半壁) 쳥등(靑燈)은 눌 위하야 발갓는고.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해 밝았는가)
    오르며 나리며 헤뜨며 바니니   
    (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를 헤매며 방황을 하니 )
    져근덧 녁진(力盡)하여 픗잠을 잠간 드니,   
    ( 그 사이에 힘이 지쳐서 풋잠을 잠깐 드니 )
    졍셩(情誠)이 지극하야 꿈의 님을 보니   
    ( 그 정성이 지극하여 꿈속에서 임을 보니 )
    옥(玉)가튼 얼굴이 반(半)이나마 늘거셰라.
     ( 옥과 같이 곱던 얼굴이 반이 넘게 늙으셨구나 )
    마음의 머근 말삼 슬카장 삷쟈 하니  
    (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말하려고 하니 )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 눈물이 쏟아지니 말을 어찌하겠으며 )
    졍(情)을 못다하야 목이 조차 몌여하니  
    ( 정회도 못 다 풀어 목마저 메이니 )
    오뎐된 계셩(鷄聲)의 잠은 엇디 깨돗던고.  
    (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하여 다 깨었던가 )
  6. 어와, 허사(虛事)로다. 이 님이 어데간고.   ( 아, 헛된 일이로다. 이 임은 어디 갔는가 ? )
    결의 니러 안자 창(窓)을 열고 바라보니   
    ( 잠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
    어엿븐 그림재 날 조찰 뿐이로다.
     (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르고 있을 뿐이로구나 )
    찰하리 싀어디여 낙월(落月)이나 되야이셔
     ( 차라리 죽어서 달이나 되어 )
    님 겨신 창 안해 번드시 비최리라.  
     ( 임 계신 창 안을 환하게 비쳐 드리리라 )
    각시님 달이야카니와 구즌 비나 되쇼셔.  ( 각시님, 달은 그만두고 궂은 비나 되십시오. )
                                                                                         - <송강가사> -

 

 
이강길
 
 
성금연 가야금산조
휘몰이/엇몰이-▶를 누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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