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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혜와 용기의 원천 ----- 2007.1.17 수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7 조회수501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17 수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히브7,1-3.15-17 마르3,1-6

                                                          

 

 

 

지혜와 용기의 원천

 



사람들은 외로워서 친구나 공동체를 찾고,

공동체내에서도 외로워 하느님을 찾습니다.

 

비단 수도승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마음 깊이에서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을 찾습니다.

 

하느님을 찾지 않으면

내적성장은 물론 인간 품위와 자신 고유의 정체성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실 마음 깊이에서는 누구나 고독한 수도승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으며 무릎을 치며 공감한 구절을 또 나눕니다.


어느 기자가 관상 수녀에게 물었습니다.


“Where are you from?(수녀님의 고향은 어디신지요).


수녀님의 화두와도 같은 기상천외의 대답입니다.


“I am from nowhere."(나는 어디로부터 오지 않았습니다).


보이는 장소의 고향 출신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왔다는,

하느님이 고향이라는,

모든 수도승들에게 해당되는 대답입니다.

 

어느 고승의 임종 시 제자와 주고받은 대화도 생각납니다.


“스님, 어디로 가십니까?”


제자의 물음에 대한 다음 스님의 대답이 참 심오합니다.


“이 사람아, 온 곳이 없는 데 어디로 가겠는가?”


보이는 장소 개념을 넘어서는 수수께끼 같은 말씀이나,

굳이 우리 식으로 말한다면 하느님께 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깊이 보면

모두가 하느님으로부터 와서 하느님 안에서 살다가

하느님께로 가는 영원한 수도승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히브리서에 나오는 하느님의 거룩한 사제 멜키체덱에 대한 묘사가 흥미롭습니다.

 

오로지 세속을 떠나 하느님만을 찾는 유아독존 수도승(monk)을 연상케 합니다.


“그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으며 족보도 없고

  생애의 시작도 없는 이로서

  하느님의 아들을 닮아,

  언제까지나 사제로 남아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현재를 사는 이들에 대한 상징적 표현 같기도 합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들

때로 이런 절대 고독을 체험하면서

하느님의 사람으로 정화되고 변형됩니다.

 

이런 절대 고독의 하느님 체험에서 샘솟는 용기요 지혜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의 주님의 모습입니다.


본질 직시의 단순한 지혜를

단호하면서도 용기있게 설파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이어 안식일법이 삶의 잣대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현실이 삶의 잣대임을 천명하면서

즉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치유해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마음이 완고한 바리사이들,

더욱 완고해져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했다 합니다.

 

육신의 병보다 무서운 게 완고함이란 마음의 병임을 절감합니다.

하느님을 찾으며 부단히 자신을 성찰 회개하지 않으면

저절로 완고해지는 마음들 같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불멸하는 생명의 힘으로

우리 마음의 완고함과 더불어 육신의 병까지도 치유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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