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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식일의 두 가지 차원 (나영훈 안토니오 신부님 )
작성자오상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6 조회수551 추천수4 반대(0) 신고
1월 16일(화) : 안식일의 두 가지 차원
 
  어제는 월요일이었습니다.

월요일은 신부들에게 있어서 쉬는 날입니다.

사실 주일이 쉬는 날인데, 신부들은 주일에 쉬기가 어렵기 때문에 월요일에 쉽니다.

그래서 쉬는 날에는 동기 신부들도 만나고, 혼자서 책을 보기도 하고, 등산을 하기도 합니다.

새롭게 살기 위해 충전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실상 제대로 쉬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일들이 생길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면 “왜 하필 월요일에 일이 생기지?”하고 스스로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일을 하는 동안에도 영~ 찝찝합니다.

“쉬어야 되는데~”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더 피곤해 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주일 내내 힘들어집니다. “쉴 때 쉬지 못해서 그렇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존경받는 신부님께 제가 물었습니다.

“신부님, 내일 월요일인데 쉬십니까?”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그 신부님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쉬려고 신부된 것이 아니다. 일이 있으면 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와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쉬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사랑하지도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교리교사들도 그렇습니다.

평일동안 내내 학교에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고 그러다가 주일이 되면 좀 쉬어야

하는데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봉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에 우리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이 세상에서 최고 불쌍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일에 쉬지 못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그들을 보며

우리 교리교사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위해 나의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것은 그냥 아무렇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를 성숙시키는 기회가 되며 

우리 가족들에게는 공로가 되며 이웃들에게는 훌륭한 본보기가 됩니다.


주일의 일차적인 목적 그것은 주일에 쉬는 것입니다.

거룩하게 하느님과 함께 쉬는 것이지요.


그러나 주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이차적인 목적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주님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 때가 주일일 지라도 우리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더 열심히 더 기쁘게 더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인처럼 사는 것이 바로 제일 잘 사는 것입니다.

오늘 안식일의 주인은 배고픈 제자들에게 밀 이삭을 뜯어 먹도록 하셨습니다.

안식일 법을 지켜야 하는 고정관념에 매여 있지 않고, 자유롭게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쉬는 날 놀지 않으면 바보다.”라는 생각이지요.

물론 잘 놀고 쉬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처럼 쉬는 것

예수님의 뜻대로 노는 것이지요.


“나를 위해” 노는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 노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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