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내가 목마르면 남도 그렇다 . . . . .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5 조회수743 추천수13 반대(0) 신고

 

 

 

 

 

 

지금은 유명한 여자 전도사인 '조지프 유테너'의 글을 소개한다.

 

내가 프로리다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 무렵 나는 학교 안에 있는 기숙사에서 친구 두 명과 함께 손수 밥을

지어먹는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즈음 나는 생활비를 내 손으로 벌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닥치는대로 일(아르바이트)을 했다.

그래도 월말이 되면 생활비가 모자라 쩔쩔매곤 했다.

 

내겐 오빠가 있었는데, 그 역시 학생이었다.

다만 그는 사제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오빠는 어릴 때부터 수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머리가 좋아서

집에서나 교회에서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신학생이 된 오빠 뒤에는 얼굴 없는 후원자가 있어서 오빠는 나보다

훨씬 편하게 지내고 있었다.

 

오빠와 나는 가끔 편지를 주고 받을 뿐이어서

서로 사는 형편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지냈다.

그나마 시험때가 되면 우리는 남남이나 다름없었다.

 

학기가 끝날 무렵 나는 마땅한 아르바이트가 없어서 몹씨 쪼들렸다.

월말은 닥아오는데 가진 돈은 없고,

이제 나는 기숙사에서 나와야 할 딱한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나는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오빠가 나보다는 형편이 좀 낫다고는 하지만 그도 마찬가지로

남의 도움을 받고 있는 처지니까 말이다,

 

기숙사 사감이 내게 말했다.

 

"네 딱한 처지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내일까지 방세를 내지 않으면

 난 너를 기숙사에서 내보내야겠구나. 이건 규칙이라 어쩔수가 없구나."

 

"네,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절망할 필요는 없단다. 아직 하루가 남아 있으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인 바이런이 그랬잖아요.

 자고 일어났더니 자신이 유명해져 있더라고..,

 하룻밤 사이에 역사도 바뀔 수 있는걸요."

 

나는 이렇게 씩씩하게 대꾸는 했지만,

그건 내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지 어떤 근거가 있어서 한 말은 아니었다.

 

이튿날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바이런 처럼 유명해지지도 않았고, 링컨처럼 대통령에 당선이 된

것도 아니었다.

나는 짐보따리를 싸다말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잔디밭길을 산책

하기로 했다.

현관을 막 나서는데 반 친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조지프, 네게 편지가 왔어.

 하지만 기대는 하지말라구, 너랑 성이 같은 사람이 보낸거니까."

 

"그렇담 아마 우리 오빨 꺼야."

 

오빠는 내게 가끔 편지를 보내는데, 한 번 썼다 하면 장편소설이다.

그런데 이번 편지는 가뿐했다.

편지를 뜯어보니 안에는 놀랍게도 수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수표를 싼 종이에는

 

'보낸 돈 보람있게 쓰기 바란다. 사랑하는 오빠로 부터.'

 

짤막한 인사말이 씌어있었다.

나는 바이런보다, 링컨보다 기쁜 마음으로 방값을 치르고는

오빠의 '때를 맞춘 사랑'에 너무나 감사했다.

 

그 뒤로도 나는 가끔 기숙사 방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거나 심지어는

빵 살 돈이 없어 배를 곯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때마다 오빠가 때를 맞추어 '사랑'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런 일을 다섯 번째 겪으면서는

나는 문득 긴장을 했다.

 

'오빠는 매번 내 어려움울 알고 돈을 보냈을까?

 아니면 우연히 돈을 보냈는데, 마침 그때 내 처지가 어려웠던 것일까?"

 

그러나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때를 잘 맞춘 오빠의 도움이었다.

그것도 다섯 번씩이나 말이다.

훗날 나는 신부가 된 오빠에게 그때 일을 꺼내며 물었다.

 

"그때 오빤 제 처지가 어려운 걸 알고 보내셨던 거예요?"

 

"너랑은 천 리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 내가 네 처지를 무슨 수로 알았겠니.

 다만 꿈에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귀뜸을 해주더라."

 

"네에? 정말이예요?"

 

"농담 한 번 했지, 실은 그냥 생각날 때마다 돈을 보냈을 뿐이야."

 

"그냥 생각날 때마다 보냈는데, 우연히 내 어려운 시기와 맞아 떨어진

 거였군요."

 

"다만, 나는 이럴 때마다 네게 돈을 보냈단다.

 내 뒤에는 몇몇 후원자가 있긴 하지만, 신학생인 나도 돈이 없어

 쩔쩔맬 때가 생기더라.

 그럴때마다 나는 네 생각을 했단다.

 내 처지가 이렇게 어려우면 내 누이동생 조지프는 더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래서 나는 내가 돈에 쫓길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마련하여

 네게 돈을 보냈단다.

 산다는 것이 그런 거 아니겠니,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려운 법이야, 사람은 다 같으니까 말이야."

 

그날 나는 처음으로 참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는 전도사가 되어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사람들에게 반드시 들려주는

말이 있다.

 

"내가 목마를 때 남에게 물을 나눠 주십시오.

 그들도 목이 마를 테니까요.

 내가 배가 고플 때 남에게 빵을 나눠 주십시오.

 그들도 배가 고플 테니까요."

 

 

 

- [하느님은 바보야] 중에서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