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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 황우 도강탕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4 조회수612 추천수7 반대(0) 신고

                                                 

 

†♠~ 10. 황우 도강탕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른아홉 명 중 한 일원으로 성신신학대학 부속중학교에 입학한 요셉은 눈에 보이는 것마다 모두가 신기하였습니다.

신입생들은 책상과 침대가 놓인 방을 하나씩 배정 받았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침대에서 자게 된 요셉은 너무 좋아서 침대 위에 올라 겅중겅중 뛰어 보기도 하고 누웠다 앉았다 하면서 장난을 쳤습니다.

“오늘부터 이 침대가 내 것이라니 정말 기분이 좋은데!!”

요셉은 폭신폭신한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된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이제는 정말로 어머니와 헤어져 살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또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집을 떠나 올 때 눈물 콧물로 뻣뻣해진 소매 자락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냈었습니다.

‘사내자식이 이렇게 눈물이 헤퍼서야 쓰겠나. 이제 다시는 울지 말아야지!’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된 요셉은 시간이 흐를수록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밤이 늦도록 뒤치락거리다가 겨우 잠이 든 요셉은 호박이 넝쿨째 떨어지듯 이불을 뒤집어쓴 채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습니다.

쿵~!

요셉은 아예 바닥에 누웠습니다.

“역시 송아지는 솔잎을 먹어야 돼. 이렇게 편한 걸 괜히 애를 먹었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대야를 들고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운동장에는 세수를 하려고 나온 신학생들로 붐볐습니다.

요셉은 커다란 물통에 담겨 있는 물을 퍼서 세수를 하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동거동락을 같이 하게 될 신입생들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나는 간밤에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서 신학교 생활 끝나는 줄 알았지.”

“오~하하하! 나만 떨어진 줄 알았더니, 동지가 있었네.”

“말도 마라. 이 방 저 방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연달아 나던데! 나는 아예 땅에서 잠을 잤어.”

모두들 초면이지만 한 배를 탔기에 형제 같은 마음으로 우애스럽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업 시간이 되자 교리 담당 교수인 뽈리심 신부님이 신입생들에게 신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당, 식당, 복도 어디서든 너희들은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한다.

만일, 규칙을 어기면 벌을 받게 된다. 벌칙은 식사 때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땅에 꿇어앉아 밥그릇을 들고 반찬 없이 맨밥을 먹어야 한다. 알겠느냐?”


선배들은 대부분 구레나룻을 기르고 프랑스식 누런 양복에 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외출하는 선배들은 까만 구두에 양단 두루마기를 입고 검은 베레모를 썼는데, 모자를 비껴쓴 그 모습이 정말 멋진 일류신사들 이었습니다.

요셉은 교리서를 언제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외웠습니다.

식당, 운동장, 화장실 등 어디서나 열심히 책을 보았습니다.

목요일에는 대 신학생들과 소 신학생들이 모두 산책을 하는 날입니다.

요셉은 신학교에 입학한 후 처음 하는 외출이라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습니다.

진 베드로 교장 신부님은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에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주셨습니다.

“신입생들은 엉뚱한 데 한눈팔지 말고 앞 사람과 옆 사람을 잘보고 질서 있게 따라가야 한다.”

산책 코스는 신학교에서 운영하는 동작리에 있는 농장이었습니다.

산책하는 길에 새남터 성지를 경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하여 열 명의 성직자들이 참수를 당하고 수많은 신자들이 신앙을 증거 하다가 순교를 당해 붉은 피로 물들인 거룩한 땅이다.

만일 박해가 또다시 가해진다면 나도 이 백성을 위해서 아낌없이 생명을 바쳐 백사장을 물들일 각오가 서있다.”

교장 신부님은 신학생들 앞에서 자신 있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셉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참수를 당하신 거룩한 성지를 직접 밟아보니 너무 감격스러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나왔습니다.


신학교 농장을 산책하고 돌아온 학생들은 저마다 허기증을 느끼며 식당으로 모였습니다.

목요일은 특별 메뉴로 쇠고기 국이 나왔습니다.

“와~아! 쇠고기 국이다.”

“그런데 내 국에는 고기 건더기가 하나도 없잖아.

순전히 황우 도강 탕[황소가 건너간 물]이네!”

요셉의 국에도 고기 건더기는 보이지 않았으나 너무도 맛이 있어 밥이 저절로 넘어갔습니다.

세 끼의 반찬이 김치와 고추장, 간장 세 가지뿐인데 이런 국이라도 매일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식당에 들어섰을 때 식탁 테이블에 예쁘게 생긴 병[꼬냑이 들어 있던 양주 병]이 군졸들이 서 있듯 일렬로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저 병에는 얼마나 맛난 것이 들어 있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알고 보니 간장병 이었습니다. 예전에 만주 봉천 대신학교 교장 신부님이 용산 신학교에 시찰하러 오셨다가 식당에 놓인 양주병들을 보고 놀라시며

“한국 신학생들은 학창 시절부터 저런 고급술을 마십니까?”

하고 물었던 일도 있었답니다..†♠~...

                                 [11. 원수 덩어리 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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