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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영광 ----- 2007.1.14 연중 제2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4 조회수583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14 연중 제2주일                                                   

 

이사62,1-5 1코린12,4-11 요한2,1-11

                                                        

 

 

 

하느님의 영광

 



얼마 전 어느 원로의 날카로운 현실 비판에 공감했습니다.

비단 정치 분야뿐 아니라 우리 삶의 전 분야에 해당되는 충고입니다.


“지도자와 국민들이

  일정한 수준의 교양과 품위를 갖추는 것이 선진화의 필수조건이다.

  요즈음에 와서는 품격의 문제는 단순한 문화의 분제이기 이전에,

  글로벌 시대의 국가적인 생존과 먹고사는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흔히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개혁이냐 보수냐, 좌냐 우냐의 기준으로 가늠하는데

  그것도 물론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더 근원적인 문제는 품위냐, 저질이냐 하는 문제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삽니다.

저질로 잘사는 것보다 좀 못 살아도 품위 있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품위 있고 아름답게 사는 것, 우리 믿는 이들의 목표입니다.

하느님을 믿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다.

 

자녀답게 살 때

비로소 하느님의 영광을 반영하는 품위 있고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이미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자체가

우리의 품위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품위 있는, 아름다운 삶을 살고 계십니까?
창조 본연의 아름다운 인간으로 살기를 애타게 바라시는

주님의 다음 말씀을 들어보셔요.


“시온 때문에 나는 잠잠히 있을 수가 없고,

  예루살렘 때문에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의 의로움이 빛처럼 드러나고, 그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를 때까지”


시온과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새 이스라엘 백성인 우리들 모두입니다.

우리의 의로움이 빛처럼 드러나고

우리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르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주님이십니다.

 

다음 말씀은 또 얼마나 고무적이고 긍정적입니까?


“너는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화려한 면류관이 되고,

  너의 하느님 손바닥에 놓여 있는 왕관이 되리라.”


우리 품위의 기반이 바로 주님이심을 입증하십니다.

주님의 영광을 반영하는 삶이 진정 품위 있고 아름다운 삶입니다.

 

매일의 일상이, 전 삶이 축제가, 바로 오늘 카나의 혼인 잔치가 됩니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로”


얼마나 신 바람나는 주님의 표징인지요!

 

바로 평범한 일상이 기쁨으로 반짝이는 축제의 잔치로,

허무한 인생이 하느님의 현존 충만한 삶으로 변모되었음을 상징합니다.

 

바로 삶의 중심에 늘 현존해 계신 주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주님은 우리 삶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마리아 성모님처럼 간절히 기도하면서

당신의 말씀에 순종하는 겸손한 사람들에게

표징을 통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는 주님이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아드님께 하신 마리아 성모님의 말씀, 그대로 간절한 기도입니다.

이어 마리아 성모님 일꾼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주님께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반영하는 성모님의 말씀입니다.

순종과 겸손을 통해 드러나는 성모님의 믿음이요,

이런 믿음을 통해 드러나는 주님의 영광입니다.

 

일방적인 주님이 아니라 우리의 순종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주님이십니다.


“물독에 물을 채워라.”


주님의 말씀에 즉각 순종한 일꾼들,

돌로 된 여섯 개 물독마다 물을 가득 채웠고

물은 모두 맛좋은 포도주로 변했다 합니다.


맛없는 맹물 같은 일상입니까? 회색빛 우울한 인생입니까?


주님을 참으로 믿어 순종과 겸손의 삶을 살 때

맹물 같은 일상은 살맛나는 축제가 되고,

회색빛 우울한 인생은 기쁨으로 빛나는 의미 충만한 인생이 됩니다.

저절로 하느님의 영광도 환히 드러납니다.


구체적인 믿음의 장은 내 삶의 자리입니다.

 

내 삶의 제자리에서 주님께 받은 내 은사에 충실할 때

품위 있고 아름다운 삶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같은 성령입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통하여 은사를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은사들을 따로따로 나누어 주십니다.


정말 믿음이 좋은 이들

남 받은 은사를 비교하여 부러워하거나 샘내지 않습니다.

 

순종과 겸손의 정신으로

내 받은 은사에 충실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냅니다.

 

어디선가 읽은

근대의 최고 선승 만공 선사와 화가 장욱진 선생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화가 장욱진이 출가할 마음을 내 비치자

만공 선사는 다음 지혜로운 말씀으로 그의 출가를 저지시켰다 합니다.


“네가 하는 일이 불도(佛道)에서 하는 일과 똑같다.

  화가는 화가로서, 사업가는 사업가로 사는 거다.”


있어야 할 제 자리에서 주님께로 받은 은사를 최대한 발휘하며

제대로, 제정신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밥을 짓던,

살림을 하던,

술을 만들던,

농사를 짓던,

사업을 하던,

예술의 경지로까지 승화시켜 일하는 이들

그대로 예술가들이요 구도자들이요 수도승들입니다.

 

이들을 통해 은은히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하느님 영광, 우리 삶의 궁극 목표이자 삶의 잣대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할 것이다

  (ut in omnibus glorifcetur Deus).”(RB57,9).

 

베네딕도 성인의 말씀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모든 삶에 있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냄을 목표로 하는 순종과 겸손의 삶일 때,

저절로 따라오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품위 있고 아름다운 삶입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의 싱겁고 단조로운 맹물 같은 일상을

기쁘고 흥겨운 포도주 맛 축제의 일상으로 바꿔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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