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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주일] 더욱 가까워진 하느님 나라(이기양 신부님)
작성자전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3 조회수699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동안에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기적입니다. 바로 오늘의 복음이지요. 혼인잔치의 주인공은 당연히 신랑과 신부여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예수님과 성모님이 중심입니다. 어찌 보면 공무를 집행하는 예수님과 사적인 청탁을 하는 어머니의 대화처럼도 비춰지지만 오늘 복음은 아주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결혼잔치에서의 첫 번째 기적은 가정의 중요성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이스라엘, 하느님과 신약의 교회의 새로운 관계를 말합니다. 또한 물이 포도주로 변화된 기적은 이제 물로 세례를 주던 세례자 요한의 시대, 물로 깨끗이 하던 구약의 시대는 지나고, 포도주가 의미하듯이 우리의 죄를 씻어줄 성체성혈의 시대를 예고한다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는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역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청에 의해 첫 번째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성모님의 협력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천주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천주교를 ‘마리아교다.’, ‘천주교 신자들은 왜 마리아께 기도하느냐 예수님께 기도하지.’ 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이 비판하는 대로 마리아께 기도하지 않습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하지요. 저희를 위하여 빌어 달라고 청하는 것이지 저희의 기도를 들어달라고 비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 직접 기도하지 왜 굳이 성모님을 통해서 청하는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이 그 답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당신의 때가 이르지 않았음에도 성모님의 거듭된 청 때문에 첫 번째 기적을 카나에서 일으키셨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볼까요?
 
   가끔 저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신자분들이 계십니다.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려 큰 수술을 받게 되면 불안하고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찾아와 “신부님,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축복해 주십시오.”하고 청합니다. 이때 대부분의 사제는 왜 하느님께 기도하지 나한테 부탁하느냐고 거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제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힘을 얻는데 하물며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마리아께 기도를 청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요, 은총입니다. 
 
   저 역시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큰 은총을 입은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는 어릴 때 죽을 고비를 두 번이나 넘겼다고 합니다. 그중 뇌진탕 사건이 의미심장합니다. 누이 등에 업혀 진 채로 심하게 장난을 치며 움직이다가 부뚜막 위로 떨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뇌진탕으로 사경을 헤매던 저를 업고 어머니께서는 매일 치료를 받으러 다니셔야 했는데 어느 날 홍수로 물이 불어 갈 수 없는 길 앞에서 어머니는 간절히 묵주기도를 드리며 약속을 하셨다고 합니다.
    “주님, 살려주시기만 하면 이 자식을 주님께 봉헌하겠습니다. 자비로우신 성모님, 부디 전구해 주십시오.”
   저는 살아났고 어머니께서 그 약속을 하신지 30여 년이 지나서 사제가 되었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성모님을 통해서 예수님께 기도하시기를 권합니다. 때가 이르지 않았음에도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셨듯이 성모님을 통한 우리의 기도를 예수님께서는 더 잘 들어 주실 것입니다.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는 첫 번째 기적은 새로운 구원자의 시대, 신약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무한하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 드리며, 자비로우신 성모님을 우리의 어머니로 모신 특은을 받은 신자답게 살아야함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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