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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나뵘(빈자:貧者)의 영성 ----- 2006.12.22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2 조회수664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12.22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사무 상1,24-28 루카1,46-58

                                                

 

 

 

 

아나뵘(빈자:貧者)의 영성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는

가난과 겸손의 ‘아나뵘의 영성’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복되어라, 영으로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니.”(마태5,3).


영으로 가난한 사람들,

바로 온전히 모두를 하느님께 의탁한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을 뜻합니다.

 

몇 년 전 연합회 총회에 참석하여

한 달간 지루한 회의가 계속될 때의 일입니다.

 

하루 회의를 힘겹게 마친 총 아빠스의 기도를 잊지 못합니다.

다함께 공감하며 바친 기도입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미사가 시작되면서 바치는 자비송입니다.

자비송의 기도가 이처럼 좋은 기도인줄을 이때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인간 한계와 무력함에 저절로 하느님께 의탁하며 바치는

가난하고 겸손한 기도가 자비송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도의 스승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예수의 기도를 바치기를 권합니다.

 

가난과 겸손, 바로 아나뵘의 영성이자

우리 믿는 이들의 보편적 영성이기도 합니다.

 

오늘 마리아의 노래를 통해서도 아나뵘의 영성이 환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온통 하느님 자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고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마리아입니다.

 

아니 마리아의 입을 빌어

초대교회 가난한 신자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입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역시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가난하고 겸손한 여인이었습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드린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자기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 사무엘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는

한나의 텅 빈 무사(無私)한 마음, 가난과 겸손의 절정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인공들은 단연코 믿음의 어머니들입니다.
가난과 겸손한 마음 안에서 터져 나오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요,

더불어 순수해지고 강해지는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래서 아나뵘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우리 수도자들은

저녁기도 때 마다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

찬미와 감사 가득한 마음으로 ‘마리아의 노래’를 기도로 바칩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들 역시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온전히 자신을 주님께 의탁하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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