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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축복을 듬뿍...'
작성자이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1 조회수579 추천수2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축복을 듬뿍...'


어제 우리 아이 어릴때 이웃하고 살던 벗을 만났습니다.

아~~~~그러니까 20년전의 일이 되겠군요.
그댁 남편은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학을 나와
항해사로 오대양을 누비고 다니던 Seaman 이었습니다.
그시절 주말이면 부산 광포동(남포동&광복동)은
멋쟁이 해대생들이 그야말로 빛을 발하던 시절이었죠.

그렇게 학교의 명예와 자신들의 자부가 대단했던
아주 힘있는 세대들의 멤버였지요.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출생하자
육상으로 옮겨앉고 평범한 샐러맨이 되었는데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다닐때 IMF의 한파로
회사의 중심에서 정리해고를 맡게 되었답니다.

내손으로 남의 밥그릇,
생명줄을 잘라야 하는 진통은
그로 하여금 스스로 자기가 먼져 회사를 그만두는
결정을 하게 만들었답니다.

참으로 심성이 고운 사람이지요?
그리고 다시 바다로 나가기엔 이미 때가 늦어 있었답니다.
후배들이 올라와 선장이 되고
그 밑에 항해사로 취업을 하기에는 자리가 없었던 거죠.

아무리 둘러봐도
할줄아는 일도 없었고 할만한 일도 없었습니다.
1년쯤 놀고 친척의 알선으로
경기도 안산으로 혼자 보따리를 싸들고 올라왔습니다.

일없이 캄캄한 세월을 1년쯤 살고나니
죽음처럼 느껴졌던 자신의 무능에서
용감히 탈피 해 보려는 시도였습니다.

아무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데서
일단은 체면을 벗을수 있었고
수험을 앞둔 아이들이 심장을 눌렀던 것입니다.

일단 잡역에서 심부름까지 해 가며 견딘 세월이 8년입니다.
나이는 내일모레 환갑을 바라보는데....
망막함에 처해지면서 그들 가족은 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고
식구대로 매달리며 고달픈 삶을 잘 견딘 수고로
아이들은 장학금을 타가며 서울의 명문대를 나오고
예배당의 점조직망의 해외선교 루투로 봉사활동 다니면서
영어를 배우고 그리고 유학을 갔습니다.

실제로 먹고사는 생활고에 직면한 가장이
자신의 그 화려한 프라이버시를 접고
잡역이라도 할일을 맡겨
주심에 감사를 드린 세월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어제 만났을때는
작업복에 험한 봉고를 타고 마중나온 그분의 얼굴은
옛날 젊은시절 아래윗집 이웃하며
살던때 보았던 그 멋쟁이 Seaman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소탈한 모습으로 얼굴에는 평화가 가득했습니다.

그분 말씀이

"하느님 하시는 일은 절말 모를 일입니다.
내가 이 일을 청하지도 않았고
전혀 이 일과는 상관이 없었는데
어디 떠밀리다싶이 떠내려온 세월앞에
앞으로 또 어디로 어떻게 이끌고 가실지
그냥 맡기고 가는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일하던 그 회사에서 여러가지 업무를 익히며
중책도 맡게 되었고 지금은 그 회사 사장과 동업관계로
회사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기계조립 부속품을 하청 받아 만드는 회사였는데
기계는 바쁘게 돌고 있었답니다.
그분들은 개신교 신자들인데
아주 열심히 기도하고 사는 교우들이랍니다.

옛날에는 우리 교회에서
가톨릭 외에는 구원이 없다고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갈라진 교회를
아우르고 하나되게 기도해야 하는 아버지의 뜻을
교회가 실천하고 가야 하기에
그들도 아버지의 집에서 만날수 있는 형제자매로
그들을 만나보니 아주 좋은 모습이 많았답니다.

기도안에 만나는 진정 형제자매로
소중한 이웃으로 그리고 아이들 어릴때의 추억도 함께
웃음꽃을 피우며 지나간 옛날속에 장시간 함께 하였지요.

진정 그들의 축복을 하느님께 빌고 싶습니다. 샬롬!


-「가난한 자입니다」 늘푸른 평화방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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