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도 너에게 사랑 사촌이 되어 주리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1 조회수737 추천수7 반대(0) 신고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카 1,39-45)



<나도 너에게 사랑 사촌이 되어 주리라.>


당신이 나를 찾아 천리 길 멀다 않고

고개 언덕 벅찬 숨이 턱에 닿아도

한걸음이 되어 다다르니

만나 보고자 하는 설렘이 동무 되었구나.


그리워하는 맘

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도타워지고

차마 한 번에 껴안기 섭섭하여

꽉 잡은 두 손, 그 열기에 나도 너도 놀란다.


옹골진 인고의 표로 변한 가녀린 네 손마디를

잡아 보았을 때 나는 알았다.

사막의 갈증은 땅 속 물줄기 기쁘게 만들고

선인장 가시 끝에 매달린 이슬마저 진주로 만든다는 것.


우리가 처음 만나는 것이 맞는지

네 붉은 입술, 푸른 눈이 익어

서쪽 언덕 불어오는 향기를 듬뿍 담아

기쁜 소식으로 내 포태를 포옹한다.


만날 인연은 언젠가 한 번은 부딪쳐올 흔들바람.

두 정이 섞이고 하나 될 때라야

마주치는 회오리바람 되어

땅위의 모든 것을 들어 하늘로 올린다.


한번 하늘에 올라간 땅위 먼지와 만물은

내려와 제 자리 곳곳에 숨어 숨죽여 가면서도

모두 하늘 세례의 떨림을 잊지 못하고

모두 하늘바라기 되고 기꺼워 춤추게 된다.


너와 나의 만남은 그분의 뜻.

태고 적부터 내려와 앞으로도 흐를 전설이 되었다.

말 한마디 던지지 않았어도 그 안에서 속삭이는

사연은 사람의 말 다 가져다 읊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나는 이제 알았다.

사람의 키는 골육의 길이로 재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사람의 나이는 줄그어진 이마 주름살로 헤아리지 않는다는 것.

사람의 깊이는 머리에서 가슴까지를 재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사람의 키는 하늘로부터 재는 길이이며,

사람의 나이는 하늘 소리 듣다 그어진 인내의 주름살이며,

사람의 깊이는 한 번에 껴안을 수 있는 사람의 수효라는 것.

나는 이 모든 것이 사랑에서 비롯함을 이제 알았다.


만남은 사랑이며

굳이 감추려 애쓰기보다 기뻐 노래 불러 주는 것이

태어날 희망을 맞아들이는 가장 깨끗한 몸짓이리니,

나도 언제나 너에게 사랑 사촌이 되어 주리라.


 


When you told me you loved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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