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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편한 응어리'
작성자이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0 조회수629 추천수4 반대(0) 신고
    '불편한 응어리'


    개신교에서 개종한 교우가 우리구역 반장인데
    반모임을 끝내고 상담을 의뢰 해 왔다.

    어떤 사람 때문에 마음고생이 너무 심해
    다른 성당으로 미사를 드리러 다녔는데
    몇달동안 그를 위해 기도를 열심히 했더니
    지금은 안정을 되찾아 그 사람을 봐도
    아무 감정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아무 이야기를 할수가 없어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
    성질이 급한 반장이

    "형님!
    말 나온김에 다 해야 속이 시원 하겠네" 하면서
    속사정 이야기를 꺼내 놓기 시작했다.

    이 자매는 그 열성이 어찌나 뜨겁고 열정적인지
    성령봉사회에서부터
    자모회, 구역분과장, 구역반장, 레지오, 성서공부등
    본당안에서 맹렬히 활동을 하다보니
    신부님과도 농담을 하고 지낼만큼 친숙한 사이였다.

    어느날 주일학교 수업을 돕기위해
    자모회에서 시장을 잔뜩 봐 가지고 성당에 도착하여
    자동차 엉덩이를 성모상 앞에데
    바짝 데고 주차를 하고 나오는데
    신부님이 화가 잔뜩나서
    자동차를 향하여 손가락을 가르키면서

    "자동차 빨리 빼!~~~"

    신부님의 고함소리에 이 자매는 너무 놀랬고
    누가 본것은 아닌가?
    사방을 살피면서 얼른 자동차를 뺐다고 한다.
    그후 신부님 만나기가 너무 싫었고
    혼자 속으로

    "사제란 사람의 모습이 저럴수가?
    저렇게 덕이 없어서야......
    잘못이 있으면 불러서 조용히 말해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등등
    맘 속으로 유감을 쌓아갔다.

    신부님은 그일이 있은후에도
    아무일 없었던것처럼 그 자매에게 다가와
    농담을 하셨지만 그 자매는 못 들은척 자리를 피하면서
    한 2년 있으면 저 신부님도 이 본당을 떠나실텐데
    그때까지만 불편해도 참자!

    다른 성당에가서 성사도 봤으니까
    하느님과는 해결을 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자매님! 영세 받은지 얼마나 됐나요?
    이제 3년 됐어요
    그렇구나!

    그때 그집 아이가 학교에 갔다와서 제 방으로 들어갔다.
    그 아이는 복사도하고 엄마따라
    주일학교에 열심히 다니니 예쁜 아이였다.

    아이가 잘못하면 즉시 야단 안 치나요?
    왜 안쳐요?

    그러지요?
    우리도 아이가 잘못하면 부모는 즉시 야단을 쳐서
    그 잘못을 바로 느끼게 해 주어야 되잖아요
    신부님은 신자들의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에게 꾸중을 좀 들었기로
    이렇게 뻗대고 말도 안하고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피해 다니면
    그 아이가 이쁜 아입니까?
    못된 아입니까?

    뭐?~~~내하고 나이 차가 몇살 이라고?

    사제의 나이가 많든 작든 그것은 상관이 없고,
    그리고 자매는 영세받은지 3년밖에 안 됐다고 했지요?
    세살 어린애가 교회안에
    여러가지 중책을 맡아 일을 한다는것은
    실지로 자신에게 무리가 될것 같은데
    그런 생각 안 해 보셨나요?

    고사리손이 큰 그릇을 씻어야 할 설걷이를 할때
    손이 작아서 그릇을 놓치게 되고 그릇은 깨어집니다.

    예수님도 서른살 될때까지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부모의 의도대로 일을 도와 드리면서
    성년이 될때까지 때를 기다리셨읍니다.
    성당안에서 무슨일 무슨일 많이 하는것이
    뭐 그리 중요합니까?

    그러나 그런 일을 통해서 하느님 현존을 느끼고
    자신이 성숙 해 갈수있는 디딤돌이 된다면
    그것은 축복이고 은총의 제단이지요.

    사제가 잘못이 있다해서 그것을 사과 받길 원한다면
    그것은 자매가 잘못 생각하는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건은 자매가 잘못한것 같은데요?
    사제에게 내려진 하느님의 권위를 의식한다면
    그런 마음을 갖는것 부터가..............

    나는 개신교에서 왔잖아요.
    개신교에선 성모마리아 자체를 우상이라 하거든요.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성모상 앞에다
    자동차를 주차 시켰구나!
    지금도 그렇습니까?

    우리도 성모상 그 자체를 성모님이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상일뿐인데 그 상을 통하여
    실제의 성모님을 생각하고 만나는 것입니다.
    물론 없어도 만나지만 하나의 매괴체이지요.

    돌아가신 부모님을 날이면 날마다 생각하며 살고 있나요?
    까맣게 잊고 지내던 부모님을
    기억할수 있는 어떤 매괴가 있을때
    우리는 새삼스레 부모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사도 지내고
    남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수도 있어요.
    유품을 지니는것도 우상이라고 하나요?
    그런건 아니잖아요.

    사제의 권한과 영역은 성역입니다.
    그러니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말고
    이제 문제를 해결해야 속이 편하지 않겠읍니까?

    우째야 됩니까?
    어저깨 남편이 동이감 몇개를 사 왔던데
    먹어보니 진짜 맛있더라
    동이감 4개만 사가지고 사제관에 찾아가세요.
    손님신부님이 계시니까 둘이서 2개씩 나눠 드시게

    아이고~~~몇달이나 지났는데 우째 그랍니까?
    그리고 새삼스럽게 뭐라 말을 합니까?

    몇달 아니라 몇년 지난 일이라도
    그일이 자매님 마음속에 남아있고
    사제의 이동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리고 그 신부님 이름만 들어도
    자매의 기억속에는 그 사건 때문에
    좋은기억으로는 생각지 않을것입니다.

    그일때문에 평생 입으로
    죄짓는일이 있어서야 되겠는지요?
    그 신부님 뭐 어떻고 하면서 말입니다.

    자매의 행동을 보고,
    신부님도 그일로 인한 자매의 상처를 느끼고 계실것입니다.
    교황님도 주교님도 신부님도
    다 성사보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사제관에 찾아가서
    "신부님!
    요즘 감이 제철이라 맛이 있어요. 이것좀 드셔보세요.
    그러면 신부님이 좀 앉으라고 말씀 하실겁니다. 그럴때
    " 신부님! 제가 잘못한게 있어서 마음이 참 불편했읍니다.
    용서 해 주십시요."
    라고 한마디만 하면 해결됩니다.

    그 자매는 미루지않고 즉시 사제관엘 찾아갔더니
    신부님이 너무도 환하게 밝은 웃음으로
    기다린것처럼 기쁘게 맞이 해 주셔서
    마음에 쌓였던 불편한 응어리를 한마디의 말도 필요없이
    화해하고 날아 갈 듯한 기분으로 돌아 왔다고 합니다.

    심하게 야단맞은 아이가 속이 편할리는 없지만 그래도
    엄마! 하고 다가오면 엄마는 보듬어 안고
    맛있는것 뭐 하나라도 더 챙겨 주게 되잖아요.
    회초리 들었던 엄마는 상처난 종아리에
    약을 발라주며 마음아파 합니다.

    그후 성당가는 길에서 그 자매를 만났는데

    "형님!
    그때 나는 무척 오만했었읍니다.
    사제를 상대로 뻣대고 있었으니 나 참 한심하죠?
    형님에게 이야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읍니다.

    반장 소임 더 열심히 할께요.
    손을 흔들며 바람같이 바쁘게 성당엘 간다.
    성사표를 갖다주고 쉬고있는 반원들을 위하여
    성당 오가는길에
    열심히 묵주알을 굴리는 자매의 모습이 마냥 이쁘게 보인다.
    행복하시길.......

    -「가난한 자입니다」늘푸른 평화방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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