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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가 임신하여'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9 조회수590 추천수3 반대(0) 신고

<네가 임신하여>(루가 1, 26-38)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를 방문하여 인사를 한 후 장차 마리아에게서 일어날 일들을 알려주었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는 것이다. 마리아는 가브리엘을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였고 그 때부터 마리아의 삶은 이 말씀을 위하여 살으셨고 죽으셨다. 

 

마리아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델이라고 한다. 왜 그런가? 그리스도인의 삶은 마리아처럼  세례성사를 통하여 "예수님을 믿고 그분을 따르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한 사람들이다. 이 말은 "이제부터 나의 삶은 그리스도를 내 마음 안에 모시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겠습니다."라는 뜻이다. 그 말은 다른 말로 하면 "내 안에 그리스도를 임신하고 그리스도를 낳아 다른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라는 뜻이다.

 

그리스도를 살고 전하는 사람이 되려면 무엇보다 내가 먼저 내 안에 그리스도를 임신하여야 한다. 그리고 내 안에서 예수님이 잘 자라도록 돌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바오로처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갈라2,20)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내 안에서 그리스도가 자라야 한다.

 

이런 삶이 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곧 신앙생활이요, 영성생활이다. 그렇게 된다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마리아가 평생을 그렇게 살으셨듯이 우리도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비로소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실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노력해야지 가능한 것이지 세례받을 때 "네"라고 대답만 하고 전혀 말씀하신 대로 살지 않으면 결코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실 수 없다. 

 

한 마디로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때"까지가 우리가 걸어가야 할 신앙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시작과 목표는 예수그리스도이어야 한다. 그러나 "임신하여 아들을 낳기까지"의 과정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하루 아침에 이루워지는 것도 아니다. 먼저 임신할 수 있을 나이가 되어야 하고 나이가 되어도 임신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야 하고 서로 사랑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기를 임신하였으면 그 아이가 잘 자라도록 몸과 마음 가짐을 잘 해야 한다. 엄마가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아이에게 해를 끼치는 음식은 절제해야하고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삼가야 한다. 그리고 태아의 아이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영양식을 먹고 좋은 음악과 아름다운 생각을 하는 등 임신한 그 때부터 엄마의 모든 삶은 태아의 아이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를 낳을 때에는 얼마나 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 속에 그리스도가 형성될 때까지 나는 또다시 해산의 고통을 겪어야겠습니다."(갈라5, 19)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 또 얼마나 정성과 사랑과 희생을 쏟아야 하는가? 임신하여 아이를 낳는 일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며 위대한 일이다.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전적인 희생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

 

마리아가 천사의 말씀대로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때까지" 그리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얼마나 큰 희생과 사랑을 바쳤는가? 마리아 자신이 생명의 위험을 겪어야했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모함과 비난을 받아야했다. 약혼자였던 요셉한테서도 남 모르게 파혼 당할 뻔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천사에게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신 대로 "주님의 종"으로서 "말씀하신 대로"이루어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모든 오해와 수모를 받아들이셨다.

 

그 결과 마리아는 이 세상에 "예수"라는 아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마리아가 한 것은 오직 천사가 전해준 말씀이 이루워 지도록 협력한 일이다. 나머지는 모두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 하느님이 하셨다. 이렇게 하느님이 계획하신 것이 마리아 안에서 이루워지도록 협력한 것이 마리아가 구세주를 이 세상에 탄생시킬 수 있게 한 일이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당신의 뜻을 받아들이고 협력하는 이를 통해서 이루워 진다. 그것이 은총이다. 즉 은총이란 하느님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의해서만이 하느님의 은총은 하느님의 위대한 일을 하게 한다. 아무리 하느님이 예수를 임신하여 낳게 하려고 많은 은총을 주어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절대로 그 은총은 그 사람의 것이 될 수 없다. 은총은 받아들이는 이의 몫이고 받아들인만큼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날 어떻게 가능한가?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씀을 전하였고 마리아는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워 지기를 바란다고 하였듯이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를 임신하고 낳는 일은 말씀을 통하여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예수를 임신하려면 먼저 무엇보다 마리아처럼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 자신이 "주님의 종"으로서 말씀이 내 안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그런 갈망이 무엇보다 있어야 한다. 말만하고 그렇게 생활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예수님을 임신할 수도 없고 더군다나 낳을 수도 없다.

 

두 번째 묵상. 우리는 어제 큰 인물에 대해 묵상하였다. 즉 어떤 사람이 큰 인물인가? 그것은 "주님이 보시기에 큰 인물이"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제 큰 인물의 기준은 바로 "큰 인물" 이신 "예수님"이시다. 내가 얼마나 큰 인물인가 아닌가를 알려면 큰 인물이신 예수님을 얼마나 닮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예수님의 모습을 많이 닮았으면 큰 인물이고 예수님과 전혀 다른 모습이면 아무리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명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큰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

 

"주님이 보시기에" 큰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도 우리가 큰 인물이 되려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말씀으로 시작해서 말씀으로 성장하고 말씀으로 완성시키는 삶을 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그리스도를 닮은 큰 인물이 된다는 것은 복음적인 생각을 하고 복음적인 가치를 가지고 살며 복음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처럼 자기의 생명을 바쳐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곧 큰 인물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또 사제 수도자라고 하더라도 총회장, 단장, 구역장, 반장이라고 하더라도 복음적인 삶을 살지 않으면 주님 보시기에 "큰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 

 

                                                    -유광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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