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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ㅣ옮겨온 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8 조회수723 추천수7 반대(0) 신고

12월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1,26-38)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 ?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오늘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예전에‘무염시태’(無染始胎)라고 불렀는데 이말은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어 원죄에 물듦이 없이 잉태되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모든 인간은 원죄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우리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본디 어둠이 있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일로 누구를 탓 할 수는 없습니다. 나도 내 후손에게 많은 것을 물려주고 있고 어렵게 살면서 내가 힘들게 살았던 것을 절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매일 수많은 잘못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억겁을 통해서 인연이 되고 그 인연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낸다고 가르치면서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을 가르칩니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이 말이 항상 마음에 맴돕니다. <세상에 살면서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고 맑게 산다.>는 뜻으로 그렇게 살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또 그렇게 깨끗하게 사는 사람이 정말 귀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으로 정말 깨끗하게 살고 싶습니다. 모두 겉포장은 그럴듯하게 꾸미지만 속은 많은 오욕으로 가득 차 있고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잘못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하느님께도 숨길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는 죄가 너무 많습니다.

  어떤 분이 나를 보고 “교수님은 화를 한 번도 내지 않았지요?”하고 물었는데 그렇게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은 불같은 격정을 가지고 화를 엄청 많이 내는 사람입니다. 또 어떤 분은 “한 번도 사모님 속을 썩이지 않았지요?”하고 묻기도 해서 “속을 참 많이 썩혀서 매일 싸움하느라고 정신이 없다.”고 했더니 아주 재미있는지 크게 웃어서 같이 웃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나도 겉포장만 번지르한 사람으로 세상의 사리사욕에 정신을 팔고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자기 자랑을 아주 많이 하는 사람을 두고 “구렁이 제 몸 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 말은 “굴원(屈原)이 제 몸 춘다.”라는 말이 와전된 것입니다. 굴원은 초나라의 왕족이었는데 희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삼려대부가 되었으나, 간신배들의 참소로 추방을 당하여 우수와 탄식으로 유랑생활을 하였는데 그는 자기 자랑을 아주 많이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의 기개는 대단하여 그가 썼다고 하나 다른 사람이 굴원을 보고 썼다고도 하는 어부사(魚父辭)에서 그가 참소를 당하여 쫓겨난 부분을 어부(은사 - 隱士)에게 호소하는 내용을 보면 그의 생각을 조금 엿볼 수 있습니다. - - 굴원이 왈거세개탁이어늘 아독청하?! ?, 중인이 개취어늘 아독성이라., 시이견방이로다.(屈原이 曰擧世皆濁이어늘 我獨淸하고, 衆人이 皆醉어늘 我獨醒이라., 是以見放이로다 - <세상이 온통 이욕에 흐려져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깨끗하였기에, 사람들 모두가 이욕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데 나 혼자만이 초롱초롱하게 깨어 있었기에, 그만 이렇게 쫓긴 몸이 되었다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굴원이 말하는 것처럼 온통 이욕에 흐려져 있어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물, 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신나는 세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욕에 취해 금세기 최대의 사기사건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정치가들이 개입되어 있고 온통 난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 드문 세상이라고 볼 수도 있어서 그 속에서 혼자 초롱하게 깨어 있기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만이 그렇게 홀로 깨끗하고 맑게 살 수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사람은 처염상정(處染常淨)의 삶을 살 수 있으며, 하느님의 크신 힘이 미치어 순종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처럼 그렇게 은총을 받아 아주 깨끗하게 살 수 있기를 언제나 소망하고 성모님을 거울처럼 바라보며 닮고자 하는 것이 신앙인들의 간절한 바램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모님을 깎아내리는데 많은 이유를 달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은 ‘은총이 가득한 이’라고 불림을 받았습니다. 성모님은 은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도 그분을 더럽힐 수 없으며, 원죄와 악마까지도 그분에게 가까이 할 수 없었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성모님을 예수님의 어머니로 선택하시고 이 세상을 구원하러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주신 주님! 저희가 성모님의 그 신심을 본받으며, 성모님과 같이 은총을 가득히 받고자 하오나 언제나 저희가 죄로 더렵혀져 있나이다. 저희의 사리사욕과 세상의 혼탁함에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세상의 흐름에 어울려 잘못으로 세속에 물들고 살았사오니 저희의 교만을 용서하시고 저희가 성모님과 같이 순수하고 깨끗하게 살 수 있도록 당신의 권능으로 저희를 일으켜 세워주소서. 자비와 사랑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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