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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자리로 돌아오기 -회개의 여정- 2013.2.20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20 조회수381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2.20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요나3,1-10 루카11,29-32

 

 

 

 

 



제자리로 돌아오기

 

-회개의 여정-

 

 

 

 

 


정주의 제자리에서 깨어 제정신으로 제대로 참 나를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제자리에 돌아와 제분수대로 참 나를 살 때

지족(知足)의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제자리를 떠나 제 분수를 잊고 거짓 나를 살기에

무질서와 혼란에 불평과 불만의 삶입니다.

 


하느님 안 제자리로 돌아와 깨어 제정신으로 제대로 참 나를 사는 게

회개입니다.

 


한 수도형제가 수도원의 원두막에 달아놓은

‘회심정(回心亭)’이란 이름이 참 기발합니다.

회개의 원두막이라는 것입니다.

원두막이 회심정이라면
수도원은 기도의 집, 환대의 집은 물론 회개의 집입니다.


회개의 집 수도원에서 피정 후

참 나의 제자리를 찾고 떠난 분들의 글귀가 좋아 소개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맑고 깊은 숨결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부족한 저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누리게 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하느님 안 제자리에 돌아온 분들의 감사의 고백입니다.

어제 읽은 신영복 교수님의 말도 새로웠습니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시내를 받아(바다)들여 바다다.”

 


끊임없는 회개로 낮아져 하느님 안 제자리에 자리 잡을 때

모두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바다)들여 비로소 바다 같은 삶입니다.

비상한 회개가 아니라 평범한 회개입니다.

비상하거나 특별한(special) 것은 결코 영성의 표지가 아닙니다.

평삼심(平常心)이 도(道)란 말도 있듯이

평범히 제자리에서 제 본분에 충실한 삶의 회개의 삶입니다.


제자리를 떠나 자기를 잊었을 때 온갖 죄요 비상한 표징을 요구합니다.

 

“이 세대는 악하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떤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당시 표징을 요구하던 세대에 대해

단호히 그 표징을 거부하는 예수님이십니다.

눈만 열리면 끊임없이 계속되는
미사와 성무일도, 언제나 그 자리의 산, 하늘 향한 나무들, 침묵의 배 밭 등…
모두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무수한 회개의 표징들인데

제자리를 떠나 눈이 가려있으니 이런 표징들이 보일 리 만무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 자신이 가장 분명한 회개의 표징인데
이를 깨닫지 못하면 다른 표징을 보여준들 깨달을 리 만무합니다.

 

이어 주님은 이들에게 이방인들의 회개 사례를 보여주며
바로 당신이 회개의 표징임을 일깨우십니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예수님은 솔로몬의 지혜를 들르려고 땅 끝에서 온 남방 여왕과,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보라’라는 말에 주목해야 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눈을 열어 회개의 표징이신 주님을 보라는 것입니다.

욕심에 눈이 멀어 제자리를 떠나 참 나를 잊고 살기에
온갖 죄요 비상한 표징을 요구합니다.

요나의 설교에 회개하는
니네배 이방인들의 회개가 참 거국적이요 즉각적입니다.

이런 거국적인 회개가
우리나라에도, 교회공동체에도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요나의 설교를 듣자마자
하느님을 믿고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 옷을 입고 회개하며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니네베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렇게
악한 길에서 본래의 하느님 안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회개입니다.

회개는 즉각적이고 항구해야 합니다.

한 번의 회개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하는 회개의 여정인 우리의 삶입니다.

 

할 수 있다면 개인적 회개보다 이런 공동체적 회개가 절실한 사순절입니다.

 

회개의 여정에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보다 더 좋은 회개의 표징도 없습니다.


솔로몬보다 더 지혜로우시고 요나 예언자보다 더 위대하신 주님은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회개하여 제자리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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