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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무염시태축일을 맞이하여 "밥 줄께~~"
작성자조정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8 조회수628 추천수7 반대(0) 신고

 

 

애완동물을

마당딸린 집에서 살때 마당에서 기를때와

아파트에 거주하는고로 실내에서 기를때하고는 여러가지로 다른 면이 있어 보입니다.

 

예전에 넓은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에서 살았을 때에 스피츠를 한마리 길렀습니다.

그때에도 그 스피츠 이름은 제키였습니다..

제키를 아가때 얻어와 우선은 방에서 좀 길렀습니다. 좀 자라 혼자 있을만할때 아버지는 제키 집을 하나 지었습니다.

그리곤 새로지은 제키 집에다 제키를 넣어두니까 이 녀석은 기를 쓰고 방으로 들어오고자 하였습니다.

툇마루에 올라와 방문을 발로 긁어대면서 밤새도록 문 열어달라고 울론 하였지요.

그러다가  어느듯 자기 집에 익숙해졌는지 새로지은 집을 자기 집으로 알고 그 안에서 놀곤 하였습니다.

새벽에 어머니가 밥을 지으로 우선 마당으로 나오면 그렇게 반가워하면서 어머니 뒤를 따라 다녔습니다.

부엌에 어머니가 들어가시면 부억 문지방에 머리를 기댄채 엎드려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제키에게 "밥 줄께" 하셨으며,

그러면 제키는 밥을 줄때까지 꼼짝도 하지않고 엎드려있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자라 아파트에서 살면서 

어쩌다가 오늘날의 수문장인 애완견 제키가 태어난지 한달 갖 넘었을 때 동물병원에서 제키를 사왔습니다.

아파트는 단독주택처럼 집안과 집밖의 경계가 없는고로 자연히 같은 거주공간에서 함께 섞여 생활을 하다보니

청결문제등으로 제키에게 가는 손길이 많아졌습니다.

대소변을 가릴줄 알기에 그렇게 하도록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주고 매일 관리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목욕을 시켜주고 털이 자라면 이발도 시켜줍니다.

저녁 식사후 거실에 앉아있으면

제키는 산책을 나가자며 제 발을 긁으며 저을 바라다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지요.

그래서 매일 제키와 산책을 다녀오는데

산책을 다녀온 후에는 발을 물로 씻어주며 그럴때마다 입안과 잇빨도 닦아주고 고추며 엉덩이도 물로 씻어 줍니다.

거주공간이 동일하다보니 그냥 내버려두면 거주공간이 불결하게되어 처음에는 어쩔수없어 그렇게 한 것이지만

제키 이놈도 산책을 다녀오면 시키지않았음에도 당연히 세면장으로 먼저 들어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평소 심심해서 그냥 하는말로 제키에게

"제키야 너 목욕해야지~~" 라 그러면

제키는 제 얼굴을 한번 쳐다본후 세면장으로 들어 갑니다.

물론 웃음으로 끝이 나는 일이지만.

 

자기 보다 서열이 낮다고 생각하는 누나에게 늘 덤비고 지지않으려고 먼저 짖으면서 시비를 붙지만

이런 행동에 약이 오른 제키누나 희정이가 <제키야 너 나랑 목욕해 볼래?> 라 소리를 치면

그만 부들 부들 떨면서 꼬리를 내린 채 세면장으로 들어갑니다.

제키 목욕은 제가 주로 시키지만 간혹 제키누나가 시켜줄 때도 있습니다.

이때만은 사내 대장부라 자부하는 제키는

아녀자인 누나에게 온갖 수모를 다 당하면서 몸을 내 맡겨 목욕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누나가 "목욕하자" 라 할때만은 제키는 그만 풀이 죽고말며 비록 서열이 낮은 누나지만 그 시간만은 누나에게 꼼짝을 못하는 겁니다.

          

제가 어렸를때 밖에서 놀다가 집으로 들어가면서 "엄마~~"라 부르면

어머니는 <밥 줄께> 하신곤 부엌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뿌듯한 마음으로 마루에 누워있곤 하였습니다.

제가 다 자라 직장에 다닐 때에도 퇴근하여 집에 들어오면 어머니는 <밥 줄께> 혹은 <밥 먹어라> 라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일은 평생을 계속 반복되어온 일이었습니다.

 

제가 다 자란 후 더 자랐을때에도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는 <"밥 줄께", 혹은 "밥 먹어라">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때부터 이러한 어머니의 말씀에 짜증이 일곤 하였습니다.

 

"엄마는 '밥먹어라' 라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어?" 라 빈정대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지 말던지 어머니는 "밥 줄께" 혹은 "밥 먹어라"라는 말을 그대로 하셨습니다.    

제가 빈정댈때 어머니의 얼굴은 얼핏 쓸쓸함이 스쳐지나곤 하였습니다만.

 

이제 어머니가 이승을 떠나셨으므로 제게 "밥 줄께, 밥 먹어라" 하실 분은 계시지 않습니다.

저는 그까짓 육신의 양식에만 얽메인 사람이 아닌듯 "밥 줄께, 밥 먹어라" 라 하셨던 어머니의 말씀은 아예 기억 밖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제가 퇴근하거나 휴일때엔 여러사정으로 인하여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정리하는 일을 주로 하는데

이럴때엔 제키가 주방 식탁옆에 다가와 저를 바라다보며 앉습니다.

그러면 제키에게 말을 건냅니다.

"제키야 밥 줄께~~"

언제나 반복되이 이렇게 제키에게 말을 건냅니다.

그러면 제키는 행복해하면서 기다리며 밥 줄때까지 엎드려 있습니다.

 

제가 제키에게 건네는

"밥 먹어라", "밥 줄께" 이 말들은

"제키를 향한 제 모든 사랑이 담겨있는 말이었으며

그 말은 밥에만 그치지않고 밥 먹은 후에는 좋아하는 커피도 주고, 필요한 약도 먹이고, 산책도 나가고, 그리고 다른 필요한 모든 것도 다 해 주겠다" 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그런 말이었을 겁니다.

  

이러다가 문득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밥 줄께"

"밥 먹어라"

어머니의 이 두 말씀엔

제게 대한 어머니의 모든 사랑이 다 담겨있었던 말이었음이

문득 머리를 스쳤지났습니다.

 

아 !

어머니의 모든 사랑은 다른 구구절절한 표현으로 표시되지 않고

이 두마디에 모든 것이 "다 담겨있었던 것이었음"을 전혀 알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제가 제키에게 평상시에 제키를 바라다 보면서 "밥 줄께" 를 계속 말해 오다가 이제서야 

"밥 줄께" 라는 이 마디에 포함된 깊은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머리가 좀 굵어지고 생활능력이 좀 생겼다하여 잘난척을 하느라

어머니에게

"엄마는 그저 밥 밖에는 몰라?" 

"어이쿠~~~ 그저 밥, 밥~~" 하며

잘난척 어머니를 야유하였던 것에 가슴이 무너나는 듯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안에서 지복직관을 누리실 어머니는 이제야 깨닳은 저를 보시며 언제나 다름없이 미소를 띠고 계실 것입니다.

 

또한

잡히시기 전날밤

"우리에게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의 생명의 양식으로 주시겠노라" 하셨던 우리 주님의 말씀도 떠 오릅니다.

"내 몸을 받아 먹어라, 내 피를 받아 마셔라"

언제나 우리에게 <밥을 주시겠노라> 하신 주님의 말씀까지...

 

성모무염시태(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축일을 맞이하여

우리가

생명의 밥을 언제나 어디서나 먹을수있도록 준비하여주신

우리의 어머니

성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시편 1장))

 

1 복되어라.

악을 꾸미는 자리에 가지 아니하고

죄인들의 길을 거닐지 아니하며

조소하는 자들과 어울리지 아니하고,

2 야훼께서 주신 법을 낙으로 삼아

밤낮으로 그 법을 되새기는 사람

3 그에게 안 될 일이 무엇이랴!

냇가에 심어진 나무 같아서

그 잎사귀가 시들지 아니하고

제 철 따라 열매 맺으리.

사악한 자는 그렇지 아니하니

바람에 까불리는 겨와도 같아.

5 야훼께서 심판하실 때에

머리조차 들지 못하고,

죄인이라 의인들 모임에

끼지도 못하리라.

6 악한 자의 길은 멸망에 이르나,

의인의 길은 야훼께서 보살피신다

 

 

사람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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