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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생길을 함께 가자시는 우리 예수님/신앙의 해[17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4 조회수381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연풍 성 황석두 루카상

5월 14일은 성 마티아 사도 축일이다. 그는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배반자
유다의 자리를 메우려고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사도로 뽑힌 인물이다.
그는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부터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가르침을
받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 목격한 이로 예수님의 일흔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동성 상업학교 학생 시절의 잘 알려진 일화이다. 일제는
윤리 시험에서 ‘황국 신민으로서 소감을 쓰라.’라는 터무니없는 문제를 학생들에게
강요했다. 그러자 추기경님은 ‘나는 황국 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이라고
당찬 답을 쓰셨단다. 그때의 교장 선생님이 장면 요한 박사였다. 그는 6.25 전쟁 당시
초대 주미 대사로 유엔군의 한국 파병을 호소하여 성사시킨 분이시다.
 

세월이 흐른 뒤 김 추기경님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추기경님은 우연히도
장면 박사가 대사로 재직할 때의 운전기사를 만났다. 추기경님은 옛날을 회상하며
‘장면 박사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이는 ‘그분은 나를 진정
인간으로 대해 주셨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단다. 누군가가 나를 인간으로 대해 주었다는
것은 하느님의 모상인 인격체로 존중해 주었다는 말이리라.

그러면 예수님은 우리에게 어떤 분이신가? 그 답으로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친구로, 존엄하고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 주셨다. 이제와 그런
그 사람 하나하나가 우리 자신일 게다. 이 얼마나 고맙고 황송한 일일까!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요한 15,12-15)
 

친한 사람일수록 밥을 함께 먹는 자리가 많을 게다. 함께 취미 생활도 즐기고,
문자 메시지나 전화 등으로 틈틈이 연락도 하리라.
때로는 중요한 날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고.
그렇다면 친구이신 예수님과도 이러한 일을 해야 친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친구끼리 밥을 함께 먹는 것처럼, 미사를 통한 예수님과의 식사 시간은 얼마나 자주
가지고 있을까? 친구끼리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처럼, 예수님과 친한 사람은 그분께서
즐기시는 일, 곧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사랑하는 일을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친구 사이에 문자 메시지나 전화 등으로 자주 연락하는 것처럼 예수님께도 화살기도를
자주 바치고, 성경 말씀을 자주 읽어야 할 게다. 중요한 날에 친구에게 선물을
건네듯이, 예수님께 정성을 다해 봉헌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친구로 여기시는데, 정작 우리가 그분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면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없을 게다. 우리가 친구와 사귀며 우정을 두텁게 하듯이
예수님께는 얼마나 더 잘하며 사는지 우리 삶을 돌이켜 보자.
 

예수님은 신앙의 해를 보내는 이 시각에도 우리에게 친구로 다가오신다. 마치
엠마오의 길에서 두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길동무
이셨듯이. 우리가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시고 우리가 슬퍼하면 함께 눈물을 흘리시는
그런 친구이시다. 이렇게 모든 것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친구가 되어
손을 내미신다. 그리고 함께 인생길을 가자고 하신다. 우리 인생에서 이보다 더 멋진
만남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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